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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의 첫 주

일요일 저녁은 정말 오랜만에 꽁치를 구워서 잘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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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비가 쏟아지는 캄캄한 아침. 출근 전날이어선지 꽤 잠을 설쳤지만 부지런히 준비해서 나갔다. 건널목에 사람이 건너려 하기에 섰는데 뒤에 오던 차에 받혔다. 다행히 큰 사고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새해 액땜 대차게 한 셈이 되었네.

일하러 갈 정신은 없어서 다시 집으로 돌아와 쉬고 저녁은 K씨가 끓여준 떡만두국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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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집에서 일. 저녁은 따뜻하게 수프를 만들었다. 이 레시피를 응용해서 만듦.

수프들 레시피는 대부분 캔을 사용하는데 과연 몸에 좋을 것인가..는 모르겠지만 그냥 열심히 잘 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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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한밤중에 일어나 새벽까지 잠을 못 이뤘다. 아침에 잠을 좀 보충한 후 휴가를 내고 차 수리 때문에 나갔다 옴. 오후에는 다시 집에서 근무.

지난 주에 우엉을 여섯뿌리나 사두었는데 (그렇게만 판다..) 써는 게 일이라 묵혀두고 있다가 문득 푸드프로세서를 쓸 수 없을까 해서 검색해 보았더니 가능하다고…

그래서 너무너무 쉽게 만든 우엉조림. 써는데 5초도 안 걸렸다. 푸드프로세서 소중해…. 기쁜 마음에 저녁은 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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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또 거의 잠을 못 잤다. 다시 자 보려고 전화기도 아이패드도 켜지 않고 눈을 깜빡이며 누워있다가 킨들로 책을 읽다가 하며 다시 잠이 오기를 기다렸는데 그냥 새벽이 되었다. 올해의 결심이 잠을 많이 자자 인 바, 아침 운동보다는 잠을 자기로 했다. 출근 직전까지 자다가 눈 뜨자마자 침대 옆 책상에서 로그인. 재택이 이럴 땐 좋구나…

저녁은 고야 참푸르. 여주(bitter melon)를 이용한 음식인데 일본 오키나와 지방에서는 이렇게 먹는다고 (만화에서 배운) K씨가 얘기함.
쓴 맛이 강하지만 K씨도 나도 입맛에 맞아 벌써 두 번째 해 먹음. 여주를 생으로 양념에 무쳐서 먹어도 괜찮았다. (소금에 약간 절여서 쓴 맛을 뺀 후 먹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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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어제는 목욕 후 잠이 잘 오는 차를 만들어 마셔서인지 자주 깨긴 했지만 그럭저럭 잠을 잤다.

라떼와 함께 올리브 오일 케익 구워둔 것 마지막 남은 조각으로 간단히 요기하며 근무 시작. 전에 파스타 식당에서 먹었던 기억이 너무 좋아 구워봤는데 설탕량을 줄여서인가 그 때 같은 맛은 나지 않았다. 다시 굽게 되면 다른 레시피로.

금요일에는 회의가 많다. 아무래도 금요일이어선가 좀 느슨하게 수다도 떨고. 일 마무리하고 나가서 가볍게 운동하고 저녁거리 몇 가지 사와서 저녁 준비.

집에서는 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음식들을 그럭저럭 비슷하게라도 만들게 되면 기분이 좋다. 오늘은 또르띠야를 무쇠팬에 굽고 닭을 양념해 볶아 타코를 만들었다. 타코 정말 좋아하는데! 다음 번엔 다른 속을 넣어서 만들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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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주말에 술도 안 마시고 정말 건전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여러가지로 노력을 해서 (금주, 물 많이 마시기, 디캐프 커피 마시기, K씨가 찾아서 주문한 태양광 램프, 유산균 크림, 내가 주문한 우엉 추출액, 동생이 알려준 여러가지 영양제들, 그리고 그 중 가장 효과가 있는 것 같은 epsom salt 목욕) 다행히 건선이 더 이상 번지지는 않는 것 같지만 호르몬의 변화도 원인이라 확 심해질 땐 항히스타민을 먹어야 진정이 된다.
나이가 들면서 여러 가지가 불편해지는구나. 대신 마음은 젊었을 때보다 편안해져서 이런 것들을 조금이나마 쉽게 버틸 수 있는 것 같다. 늙어가는 건 힘들지만 다시 젊어지고 싶지는 않은 이 마음. 에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