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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딸기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오른쪽 눈 시력은 거의 다 잃은 것 같다고 하고 (그동안 잘 모른 거 보면 뭐 사는데 크게 지장은 없었나 봅니다.. ㅠㅠ) 백내장은 아니고 노화에 의한 단백질 축적이라고 하네요. 특별히 할 수 있는 건 없대요. 눈이 안 보이게 되면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줄어서 안구건조가 될 수 있다고 해서 그 부분만 좀 신경쓰면 될 듯 합니다. 인공누액같은 것이 도움이 되겠죠.

뭐.. 밥 열심히 먹이고 운동 열심히 시키면서 돌봐줘야겠습니다. 만일 갑작스럽게 눈물이 많이 나고 눈의 흰부분이 충혈되면 응급조치가 필요하답니다. 녹내장일 경우엔 무척 고통스럽다고 하네요.

발작하는 버릇 – 요즘엔 조금만 뭐가 제 마음에 안 들면 스키타고 물어뜯고 하는데 제지하려 들면 있는 대로 비명을 질러대서 이런 민폐가 따로 없음 ㅠㅠ – 은 뭐 어쩔 수 없지 않겠냐고 하네요.아마 눈이 안 보이면서 자기 몸 건드리는 걸 더 싫어하는 것 같아요.

K씨가 행동교정가에게 훈련을 받는 걸 물어봤는데 그런 곳에서는 그냥 진정제를 투여할 거라고 하네요. (좀 깜놀) 당분간은 하던대로 – 옷으로 최대한 감싸주고 혼자 있을 땐 케이지에 두고 등등 – 하면서 달래가면서 지내야 할 것 같아요. 의사선생님이 뭐 이거라도 해볼래 하면서 보여준 제품(Anxitane (L-Theanine))이 있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사왔는데 효과가 있을지…

얼마전부터 야채를 사흘에 한번씩 주기 시작했는데 연달아 주지 않아서인지 몸이 빨갛게 달아오르면서 괴로워하는 발작증세는 좀 덜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못된 버릇은 여전해서 요즘 뒷발로 앞발 양옆을 긁어서 피내는 새 기술을 익혔어요. ㅠㅠ

여러모로 걱정이지만 그래도 12년째 쌓은 내공이 있어서인지 의연해지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딸기의 발작 초반에 물리고 충격받았었는데 이젠 그래도 그러려니 하고 할 일 마저 다 합니다. (약발라주고, 이 닦아주고, 등등) 여름이라 창을 열어놓고 지내서 주변의 이웃들에게 민폐라 그게 좀 신경쓰일 뿐..

그 사이에 책도 많이 읽고 영화도 보러다니고, 딸기 리쉬 꼭 매고 (요즘 애먼데로 쪼르르 잘 가버려서;) 산책도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 그 얘기는 곧 또 포스팅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