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25. 화

오늘은 이 아파트에서의 마지막 화요일이라 요리꼬를 초대해 점심을 함께 먹었다. 메뉴는 해물 스파게티와 치즈케이크. 평소에는 만들어 파는 파스타 소스를 사다가 국수만 삶아서 간단하게 곁들여 먹었지만 오늘은 특별히 소스부터 만들어보기로 했다. 치즈케이크는 어제 미리 만들어놓았다. (생각보다 만드는 법이 상당히 간단했다. 단지.. 살이 많이 찔 듯.. –;;;)

간단하게 스파게티 만드는 법을 소개하자면..
1. 미리 시장을 봐둔 홍합을 씻어 하룻밤 소금물에 담가두었다가 물에 데치고 (데친 물 2컵 정도는 따로 놔둔다), 새우를 엷은 소금물에 씻어 놓는다.
2. 냄비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을 볶다가 잘게 다진 양파를 넣고 양파가 노란 색이 될 때까지 볶는다. (오래 볶아야 함)
3. 토마토 아래에 십자모양으로 칼집을 내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겉껍질을 벗겨낸 후 잘게 썰어 냄비에 넣고 볶는다.
4. 슈퍼에서 파는 농축 토마토 통조림을 넣고 볶는다. (없으면 케첩+약간의 설탕도 무방)
6. 토마토가 어느 정도 물러지면 홍합 데친 물을 넣고 중간 불로 은근히 끓인다.
7. 스파게티를 삶는다. (10분 가량 삶은 후 면을 끊어 먹어보아 단면이 거의 익었다 싶을 때까지만 익힌다.)
8.국수가 익는 동안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마늘을 볶다가 손질해놓은 홍합과 새우를 넣고 함께 볶는다.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한 후 백포도주를 약간 넣고 볶는다.
9. 끓이고 있던 토마토 소스를 팬에 붓고 낮은 불에 함께 끓인다.
10. 면이 익으면 물기를 빼고 팬에 넣어 살짝 볶아 상에 낸다.

간만의 요리였지만 비교적 맛있는 식사가 완성되어 요리꼬와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치즈케이크를 먹지 않는 남편은 어제 만든 케이크를 맛보고 그다지 감동을 받지 못했지만 요리꼬는 아주 맛있다고 해서 고마운 마음에 싸주기까지 했다. (어차피 혼자 다 먹지 못하기 때문에.. ^^; ) 수다를 떨면서 밥을 먹고 이사 가서도 종종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요즘은 남편과 더욱 친해진 기분이다. 보통 한국에서 온 이민자들은 처음에 오면 한국에 있을 때에 비해 부부가 함께 있는 시간이 너무 많아져서 자주 싸우게 된다는데, (이곳은 한국의 밤거리 문화라는 게 존재하지 않고 직장 회식 같은 것도 없기 때문에(특별히 축하할 일이 있으면 점심식사를 함께 한다고..) 저녁시간은 거의 대부분 가족과 함께 보낸다. 밤 9시 이후엔 거리는 정말 한산하다.) 우리는 한국에서도 잘 붙어있었기 때문인지 여기서도 재미있게 잘 지내고 있다. 매일마다 뭔가 할 거리 – 산책이라던가, 새로운 거리를 탐험한다던가, 안 먹어본 음식을 해 먹어본다던가 – 를 찾아서 함께 하는 게 좋다. 이제 5월이 되면 각자 바빠지겠지만 계속 사이 좋게 재미있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짝이 있다는 건 역시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