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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챙겨먹는 사람들

굉장히 덥고 바쁜 일요일이었다.

섬에 행사(가든 투어)가 있어 토/일요일 양일간 참석자가 천 명 정도가 들어왔다고 하고, 섬 사람들도 그 행사 준비로 바빴다. 덕분에 우린 정말 바쁜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손님들을 맞이하고 보내고 그러다 보면 시간이 후딱 지나가고, 피곤이 밀려온다.
그래서 저녁때 귀찮기도 하고 오랜 만에 바람도 쐴 겸 페리를 타고 나가 호슈베이에 가서 중국집에 가 탕수육과 볶음밥, 닭가슴살 튀김과 볶음국수 콤보로 저녁을 때우고 콜라를 한잔씩 마셨더니 그 카페인 때문인지 피곤한데도 아직 잠을 못 이루고 있다. 그래도 페리 갑판에서 바닷바람을 쐬고 맛있는 것을 먹고 돌아오니 기분이 좋아졌다.

오늘같이 바쁜 날에 일하다 보면.. 정말 이러면 돈을 참 많이 벌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참 많이들도 먹고 마신다 하는 생각도 든다.
이 나라 사람들은 참 격식을 갖취서 먹는다. 아이스크림을 사 가도 초콜릿 소스나 캐러멜 소스, 또는 과일등을 함께 사 간다. 음료수나 맥주(특히 코로나)를 사가면 라임을 반드시 함께 사 가고, 칩을 사 갈 땐 찍어먹는 디핑 소스를 함께 사 가고.. 딸기나 래즈베리, 블루베리 등은 베리컵이라는 조그만 케익과 생크림을 함께 사 가서 얹어먹는 모양이다.
여기 처음 왔을 때는 너무나 뚱뚱한(뚱뚱하다기보다는 ‘큰’) 사람들이 많음에 놀랐는데 그게 다 이유가 있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너무나 몸매가 날씬한 사람들도 못지 않게 많긴 하다. 나이가 중년을 훌쩍 넘었음에도 어깨가 휜히 드러나는 옷이나 솟팬츠를 입는 것이 흔한 일인데, 둥글둥글한 사람들도 많지만 어쩌면 저 나이에 저렇게 날씬할까 싶은 사람들도 많다. 기본으로 긴 다리에 몸매가 날씬하니 나이가 들어도 맵시가 난다. 그런데 모두들 사가는 건 그렇게 기름지니.. 역시 체질인 것일까, 아니면 운동의 결과일까.)

그리고 또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여긴 정말 먹거리에 다양한 종류가 있다는 것 – 주스도 그렇고, 콜라만 해도 다이어트 콜라는 한국에도 있지만 일단 무카페인 콜라, 라임맛 콜라, 체리맛 콜라, 바닐라맛 콜라 등등등.. 감자칩도 소금/식초 맛, 바베큐 맛, 사워크림 맛, 요구르트 맛, 소금 안 넣은 것, 소금/식초 추가한 것, 양파 맛, 케첩 맛 등등 너무 다양해서 생각도 나지 않을 정도다.

슈퍼에서 일하는 게 캐나다를 알기에 좋은 경험이 되는 것 같다. 이 사람들의 생활습관에 대해서도 조금씩 알게 되어 흥미롭다.


보영 (2004-07-20 22:50:39)
그들이 격식을 갖추는 것일까? 우리가 대충먹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