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이 곳에선 가장 큰 명절인 만큼 대부분의 식당과 가게들이 문을 닫는다. 이민온 첫 크리스마스 땐 그걸 몰라서 굶을 뻔 했음 ㅎㅎ 하지만 중국식당들은 당연히 정상 영업을 한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날 아침엔 느긋하게 딤섬을…
새우 완탕스프, 잎에 싸서 찐 찹쌀밥과 또 몇가지 더. 마무리는 에그타르트.
아침을 거하게 먹은 후 집에 와 음악들으며 빈둥거림.
딸기도 난로 앞에 딱 붙어서 휴식. 난로켜면 눈에 너무 건조할까봐 가습기를 꼭 틀어준다.
(쟤, 가만보면 은근히 불편하게 손으로 지탱하고 앉아있음?)
근데 딸기 아픈 눈이 짙은 색으로 변했다. 엄청 하얗게 되기 전날에도 이랬는데..
요렇게…;; 도대체 뭔 증상일까;;;;;
아파보이지는 않고 밥도 엄청 잘 먹는다. 그래서 일단 또 지켜본다.
25일부터 약을 바꿔보았다. 노견 눈에 좋다는 Conium Maculatum. 녹내장보다는 백내장 처방이지만 해보기로.. Euphrasia가 그럭저럭 현상유지에 도움을 주긴 했지만 어차피 빌베리도 먹이고 있으니..
눈 색깔은 수상하지만 미모는 그대로입니다.
…
이렇게 크리스마스 날이 지나고…
26일은 크리스마스 선물 재고 떨이를 위해 여기저기에서 대규모의 세일을 하는 박싱데이. K씨의 일도 바빠지는 날이라 새벽에 출근을 했다. 네시에 일어나 떡만두국을 끓여주고 나서 온라인으로 기본 티셔츠 등을 좀 사고 (아침에 메일 체크를 했더니 세일품목 또 반값이라는 광고가;;) 딸기와 함께 다시 기절. 아침이 늦어져 배고파진 딸기가 깨울 때까지 단잠을 잤다.
오후에는 잠시 세일의 광풍을 느끼러 나가봤다가 K씨로부터 크리스마스 선물 받음.
우리 부부는 건조하게 크리스마스 선물같은 건 안하고 산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뒤돌아보면 요맘때쯤 뭔가를 서로 사주곤 했더군. 서프라이즈!보다는 뭐가 갖고픈지 물어봐서 결제만 해주는 시스템이지만 ㅋ
K씨는 올해의 선물로 하모니카를 원해서 이미 몇주전에 선물해주었다. 그간 삑삑 연습도 많이 하고.
나는 원하는 것이 시간대 별로 약간의 변화가 있었는데, 처음엔 아무 생각이 안 들다가, 몇주전에 K씨가 티팟을 사주겠다고 해서 그릇가게들을 구경하다보니 티팟보다는 예쁜 밥그릇이 갖고싶어졌다. 밥그릇도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괜히 좀 비싼 거 샀다가 깨먹으면 그 슬픔을 어쩔까 싶어 Ikea도 가보고. 그러다 온라인 사이트 그릇 얘기들을 읽다보니 밥그릇보다는 요리맛에 변화를 주는 냄비에 더 관심이 갔다. 많이들 쓰지만 무거워서 관심을 두지 않았던 무쇠냄비들도 급 관심이 생기고.. 그렇지만 그런 냄비들은 너무 비싸서 사치품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결국 안 사는 걸로 혼자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나갔다가 K씨가 자주 사는 것도 아닌데 한번 사는 거 그냥 좋은 거 사라면서 부추겨주셔서 (쌩유!) 급 마음바꿔 대폭 세일하고 있는 냄비를 사들고 들어옴.
사은품으로 작은 도자기 그릇들도 껴주어서 밥그릇도 산 셈이 되었음 ㅎㅎㅎ 인제 여기다 밥먹을테다.
그나저나 요즘 요리도 자주 안 하는데 냄비는 왜 사고팠던 건지;;;
뭐.. 자주 만드는 수프랑 카레랑 김치찌개만 계속 열심히 만들어도 거의 매일 쓰게 될 것 같긴 하다. (근데 메뉴 라인업이 늠 저렴하구나 ㅠㅠ)
암튼 이런 거 첨 사봐서 완전 좋다 ㅎㅎㅎ
집에 와 딸기 씻기고, 어제 먹으려다 피곤해서 미뤄둔 김밥과 오뎅국으로 저녁.
K씨가 할라피뇨를 넣고 얼큰하게 끓인 오뎅국.
오늘은 불고기 김밥. 근데… 그릇들이 참 어수선하구나;;;
하지만 김밥은 언제나 진리.
딸기는 일치감치 계란후라이(계란후라이는 꼭 계란후라이라고 써야할 것 같다;;)+밥+볶은 당근 비벼 밥먹고 휴식중.
예전에 사준 분홍색 옷, 양말 연결하는 똑딱단추를 못 달아줘서 아직껏 못입혔는데 한번 입혀봤더니 우찌나 이쁜지.. 딸기는 분홍색이 잘 어울리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