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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0일 목요일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내일이 10월의 마지막 날이다.

아침에 창문을 열고 침대 정리를 하다 창문 너머로 무심코 베란다를 바라보니 화분들이 물에 잠겨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라 만년만에 베란다에 나가서 물도 빼주고 지지대도 세워주었다. 하긴, 그동안 줄기차게 비가 내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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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 자라나는 프리지아 잎들을 보니 이상하게도 블로그 포스팅을 하고 싶어졌다. 뭔가 좀 힘이 난달까.
늦은 봄에 떨이로 파는 시들어가는 프리지아 화분을 하나 샀었다. 프리지아는 엄마가 좋아하는 꽃. 그래서 어버이날 나는 카네이션보다 프리지아를 사들고 들어가곤 했었다.
몇 송이 남지 않은 꽃들이 마지막 향기를 내뿜고 시든 후 별 기대없이 잎을 다 잘라버리고 베란다에 내놓고 가끔 물이나 줬는데, 날씨가 차가워진 어느 날보니 줄기들이 마구 올라오고 있었다. 신기하다. 꽃도 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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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변해가는 나무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곤 했는데 올해는 이미 잎이 다 떨어져 버리고 나서야 나무가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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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가 가고 요리할 기운이 나지 않아서 근 한 달 간을 밖에서 먹거나 마트에서 산 반찬으로 밥을 먹다보니 물려서 요즘은 간단하게라도 집에서 밥을 먹고 있다. K씨 일하는 스케줄도 달라져서 저녁도 거의 매일 같이 먹을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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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밥은 아니지만 주말 아침으로 먹은 호떡. 시판용 믹스에 너츠류를 추가해서 먹었다. 속을 더 넣을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기술이 딸려서 밀가루 부분이 더 많았음.

K씨는 나중까지 옷에서 기름 냄새가 난다며 투덜댔지만 믹스가 반 남아서 한번 더 먹을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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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딸기는 공평하게 K씨 꿈에 한 번 내 꿈에 한 번.
K씨 꿈에서는 또(!) 스키를 타서 K씨를 식겁하게 한 후 마루에 깔려있는 신문지로 쪼르르 가서 쉬를 했다고. 그래서 눈이 보였나 보다고. 내 꿈에서는 앞뒤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안아주니 항상 하던대로 내 코에 뽀뽀를 해주었다. 깨서도 그 약간은 서늘한 혀의 감촉이 코에 남아있었다.

꿈을 꾸고 나니 웬지 모르게 마음이 좀 편해졌다. 그 이후엔 또 쿨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음. 어디서 잘 놀고 있나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