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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지나간다

긴 여름이 지나간다.
이곳에서의 여름이 벌써 열두번째인데, 그 중 올해 여름이 가장 더웠던 것 같다. 한국이나 일본같은, 습기를 머금은 불쾌한 더위는 아니지만 해가 뜨겁게 내리쬐어 머리가 아파지는 더위.

K씨는 4월부터 기존에 하던 일과 함께 파트타임으로 새로운 일을 하고 있어서 바쁘게 지내고 있고, 나도 직장 일과 더불어 K씨 스케줄에 맞춰 일어나 식사준비도 해주고 하면서 불규칙적인 하루하루를 보내다보니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또 4월엔 지난 십여년간 가깝게 지내던 친구 부부가 타주로 떠나게 되어 자주 만나기도 하고 일도 좀 돕느라 정신없이 보냈고 5월부턴 허리가 자주 아팠다. 텃밭에 나가는 것도 힘들었던 기억. 7월까지 전반적으로 계속 피곤하고 몸도 아프고 그랬던 것 같다. 안 되겠어서 K씨랑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기로 결심했는데 K씨 일도 그렇고 꾸준히 하는 게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7월 말엔 동생과 조카가 놀러왔다. 한국에서 항상 바쁘게 지내는 동생이다.
동생이 와 있는 동안 휴가를 냈는데, 집안 일을 많이 도와줘서 편하게 지냈다. 이박삼일간 짧은 여행도 다녀오고 재미있게 보냈다. 워낙에 부지런한 체질이라 게으른 나를 계속 움직이게 만들어서 (하다못해 동네 산책이라도) 당시엔 힘들었는데 몸에는 좋았던 듯, 허리 아픈 증세가 그 이후에 많이 없어졌다. (원인은 역시 운동부족이었던 거였다 ㅠㅠ)
조카는 많이 커서 공항 마중 나갔을 때 동생보다 훨씬 커져서 깜짝 놀랐다.
즐거웠던 시간 중에 아쉬웠던 건, 딸기가 몸이 많이 안 좋아서 마음놓고 같이 놀지 못한 것 (너무 더웠는지 며칠간 밥도 안 먹고 구토도 하고 잇몸에선 계속 피가 났다.) 그리고 나이든 티 내느라 꼰대짓을 너무 많이 한 것. 다음엔 안 그럴께 ㅠㅠ
보통 가족들이 방문하고 돌아가면 마음도 허전하고 기력도 소진되어 몇주동안 꼼짝마 하고 있곤 했는데 이번 여름은 크게 부담없이 보내서인가 정말 휴가를 보낸 듯 했음.

동생이 돌아가고 직장으로 복귀하자마자 눈코뜰 새 없이 바쁜 일상. 가장 바쁜 때가 이맘 때라 직장 일도 분주했고 K씨도 무척 바빴고. 딸기는 다행히 기력을 회복한 듯. 잇몸 피나는 것도 그렇고 지난번 검사 결과도 그렇고 신장 기능이 떨어지는 것 같아 기존의 단백질 중심의 식사에서 고기를 반으로 줄이고 그만큼 쌀밥을 더해주고 있다. 야매로 하는 거라 어떨라나 모르겠지만 보기에는 괜찮아지고 있는 것 같아 당분간 이렇게 먹일 생각이다.

이 정도가 그간 지내온 날들의 요약. 매일 다짐하는 거지만, 매일 짧게라도 블로그를 꼬박꼬박 포스팅하려고 한다. 아니면 뭘했는지 정말 모르겠다 ㅠㅠㅠㅠ

그냥 가긴 아쉬워서 딸기여사 사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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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난 주 기력을 좀 회복하고 언니오빠를 따라 나선 딸기여사. 이 날은 친구 D군을 만나 아점을 먹고 바닷가를 산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