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4일부터, K씨는 25일부터 시작된 간만의 긴 휴가.
24일 – 서랍장이랑 수건/세탁용품 수납장 정리. 안 입는 옷 몇 벌과 더 이상 쓰지 않는 면 러그 등을 정리했다. 러그는 구제품 가게에 가져가는 중에 홈리스 아저씨가 말을 거시길래 지갑은 없고 러그 가지겠냐고 했더니 그러시겠다고 해서 드리고. (너무 예쁜 로트와일러 잡종견과 같이 계셨음.) 낮엔 아보카도랑 비빔밥을 먹고 저녁때는 K씨가 구운 닭을 사와 휴가를 축하하며 와인도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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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 너무나 오랜만에 딸기가 꿈에 나와주심. 딸기가 보낸 크리스마스 선물 ^^
꿈 내용: K씨와 나는 예쁜 찻집 또는 식당에 있었다. 테이블 위에 매트가 놓여있었는데 모양이나 두께가 매트라기보다는 페르시안 카펫의 축소형 같았음. 딸기는 그 매트 위에서 우리가 그릇에서 집어주는 음식(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무슨 샐러드 같았다)을 냠냠 받아먹은 후 편안하게 자리잡고 앉았다. 그 모습이 너무 예뻤다. 나랑 K씨는 좋으면서도 사람들이 보면 뭐라고 할텐데.. 하고 걱정을 했는데 결국 직원이 와서 조심스럽게 얘기를 시작하면서 잠에서 깼다.
아침은 지난주에 K씨가 만들어두었던 콩나물 잡채 (이런 것도 쓱쓱 잘 만듦?!)로 잡채밥을 만들어 먹고 스타워즈를 보러감. 나는 팬은 아니라서 큰 기대는 없었지만 그래도 이전 에피소드들보다는 괜찮았음. 점심은 한국식당에서 비빔밥, 저녁엔 집에서 연어 사시미 먹으며 Life of Pi 다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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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 캐나다에서 거의 모든 소매업들이 큰 세일을 하는 날. K씨 이전 직장에서는 이 날 거의 근무를 했었기 때문에 우리는 당일에 쇼핑을 한 적이 없다. 그래서 구경 삼아 몰에 가보기로. 떡만두국을 끓여서 아침을 먹고. 예전에는 새벽부터 가게 밖에 줄을 서고 그랬다는데 온라인 쇼핑의 영향인지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았지만, 그래도 평소보다는 꽤 북적북적. 가게 전체 제품 반값 뭐 이런 식으로 붙어있는 곳들도 많았다. 구경을 좀 하다가 친구 A를 만나서 점심을 먹고 (A는 예전에 도서관에서 만나 친하게 지내다 타주로 공부하러 가서 거기에서 직장을 잡아서 정말 오랜만에 만났다. 자신의 관심분야를 찾아서 일하면서 또 공부를 하고 있다고. 역시 내 친구들은 ㅎㅎ) 함께 쇼핑몰 구경을 잠시 한 후 집으로 돌아옴. 저녁은 간단하게 냉동피자를 구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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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 이 날은 집에서 휴식. 아침은 K씨의 너구리스프를 활용한 짬뽕 (냉동실 오징어와 청경채까지 추가해 훌륭한 짬뽕이 되었음). 아침 먹고 Social Network 다시 보고 (요즘 예전에 괜찮았다 싶었던 영화들을 Netflix에서 찾아 다시 보고 있다) 아랫층에 내려가 운동 잠시 하고. K씨는 마리텔에서 만두를 만드는 걸 보고 만두를 시작함. 아.. 참 부지런도 하다… 그래도 시키는 대로 만두를 빚어서 (준비는 K씨가 다 하고 나는 빚기만) 찌고 구워서 저녁. 난 맛있었는데 K씨는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조만간 제대로 만두를 만들어야 하나.. (하지만 너무 귀찮다.)
저녁먹고 Ex Machina 보고 House m.d.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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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 K씨 근무용 차 점검. 아침은 근처 딤섬집에서 먹고. 점검이 오래 걸려서 몰에 가서 시간도 때우고.
애플스토어에서 새로나온 아이패드에 딸기 그리는 K씨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우리 차 세차를 하러감. 1년 반만에.. (더 자주 닦아줘야한다고 항상 생각하지만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내친 김에 요즘 시동 걸 때마다 심상치 않았던 배터리도 사서 교체하고. K씨 차를 찾아온 후 가끔 가는 파스타 집에 가서 저녁. 보통 안 바쁜 시간에 가는데 월요일이라 방심했더니 줄이 길어서 밖에서 기다려야 했다. 추운데 떨어서 그런가 몸이 뻣뻣해서 집에 와 뜨거운 물에 목욕을 하고 기절. 휴가 때 잡무를 보긴 싫었지만 바쁠 때 미뤄뒀던 일을 다 처리했더니 후련하긴 하네. 이렇게 휴가의 닷새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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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요즘 시간날 때 짬짬이 하는 휴대폰 게임. 고양이 밥이랑 장난감을 준비해두면 동네 고양이들이 와서 놀다가 생선을 선물로 주고 간다. 이 생선으로 또 밥이랑 장난감을 사면 점점 많이 놀러옴. 뭔가 시간 제약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게임하면 매우 스트레스 받는 타입;;) 몇시간에 한번씩 밥 채워주면 귀여운 고양이들을 볼 수 있어 재미나게 하고 있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