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April 2015

요즘 읽는 책들 ; 4월 10일 & 11일

버스로 출근을 하면서 책읽는 시간이 조금은 늘어났다. 집에 있으면 청소나 각종 가사일이 눈에 보여서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거나 하는 건 우선순위에서 자꾸 미뤄지는데, 의식적으로 가사일을 줄이고 마음과 두뇌를 위한 시간을 더 써야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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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백의 그림자를 감탄하면서 읽은 후 (뭐랄까, 내가 평소에 하는 생각들을 이렇게 글로 써낸 작가가 있었구나 하는 새로운 감동) 몇편의 소설을 더 읽어보았는데 최신작인 계속해보겠습니다… 참 좋았다. 백의 그림자와 비슷한 종류의 감동이 느껴졌다.
(이 날의 도시락은 시판용 버터치킨 소스에 끓인 치킨. 그 전날 냉동식품 생선을 구우면서 오븐에 함께 구운 컬리플라워, 감자, 당근과 함께 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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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20대라 여러모로 풋풋함 (설익음?)이 느껴지지만, 그림체라든가 꾸밈없이 일상을 풀어내는 형식이 좋아 몇권째 읽고 있는 Lucy Knisley의 신간 그래픽노블. 치매가 있는 할머니와 소변도 잘 못 가릴 정도로 나이든 할아버지가 크루즈 여행을 가신다고 해 보호자 역할로 따라간 손녀의 일주일여의 크루즈 여행 이야기. 언제나처럼 리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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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 let me go 읽은 후 좋아하게 된 Kazuo Ishiguro의 신작도 나왔다. 배경이 과거의 어느 때, 용도 나오고 상상 속의 괴물들도 나오는 영국이고, 말투도 구식이라 좀 어렵긴 하지만 그냥 줄거리만 따라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모르는 단어들 다 무시하고 줄줄줄 읽어나가고 있다. 음. 일단 끝까지 페이지를 넘기는데 의미를 두자며 계속 읽어볼 생각.
(이 날의 도시락은 에다마메, 말린 크랜베리와 페타치즈에 올리브유와 후추만 조금 넣어 만든 완전 간단한 샐러드. 간단한 레시피답게 대단한 맛은 아니지만 먹을 만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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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이 비슷비슷해 그나마 똑같지는 않은 밥 사진이나 찍어두는 일상에 신선했던 일 한 가지. 블로그를 통해 알게된 J님을 만났다. 숨은 맛집 알게 되는 거 엄청 좋아하는데 그런 쪽 정보도 풍부하시고 나이도 같고 성향이 비슷해서 몇시간 동안이나 재미있게 수다. 블로그하니 이런 좋은 점도 있구나. 다시 공개 블로그로 바꿀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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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위해 음주는 금요일 저녁때만으로 정해두고 있다.  지난 주부터 벨기에 맥주가 마시고 싶다고 의기투합해 벨기에식 홍합요리까지 해 먹을 참이었는데 신선한 홍합을 찾을 수가 없어서 치맥으로 급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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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마셔서 그런지 엄청 고소했다. 맥주치고는 도수가 약간 높은 편이라 K씨랑 알딸딸해져서 필요 이상으로 많이 웃으면서 이런저런 얘기. 이런 시간도 참 좋구나. (지난 주인가 지지난 주엔 필요 이상으로 감상적이 되어서 딸기 얘기니 엄마 얘기니 하면서 눈물을 흘렸었지 -_-;;)

기분좋을만큼 딱 마시고, 영화 한 편 보자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원더풀라이프를 틀음. 사후에 가장 행복했던 기억만을 다시 떠올려 그 기억과 함께 다음 세상으로 떠날 수 있게 도와주는 직원들 (무슨 조직인지는 알 수가;;)의 이야기. 우리에게 그런 때가 언제였나를 얘기했는데, 다시 돌아갈 수는 없는 한 때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구나.
맥주를 마신 탓인지 잔잔한 영화를 보다보니 9시도 되기 전에 눈이 감겨… 영화를 다 보지 못하고 잠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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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일찍 자서인가 맥주 때문인가 밤에 몇번이나 깨고 (이럴 때 웹툰이 없으면 어떡했을까..) 토요일 아침에도 7시도 되기 전에 일어났다. 몸이 찌뿌둥해서 K씨 일어나는대로 짐에 내려가 잠깐 몸을 풀고 올라와서 라면으로 아침을 먹었다. 가끔씩 라면이 땡기는데 라면도 먹고나면 몸이 별로라 가끔씩만 먹는 음식. (왜 맛있는 음식들은 다 몸에 안 좋은걸까…) K씨는 나가사끼 짬뽕에 굴을 넣어 끓이고 나는 신라면에 계란과 파를 넣어 끓였다. 기분 좋게 먹었으니 또 한참동안 멀리해야겠지.. 대신 이렇게 참았다 먹으면 웬지 더 맛있는 것 같은 장점도 있다.

아침을 먹고나서 빈둥하면서 쉬다가 K씨 출근시간이 가까워져 급 도시락 준비. 오늘의 도시락은 오무라이스(라기보다 계란부침 얹은 볶음밥?) 후다닥 준비해 K씨 출근하고 나는 집 정리. 보통 청소기 밀고 나면 힘들어서 화장실 청소나 부엌 청소할 기운이 없기에 오늘은 화장실 청소부터 했는데 화장실 청소가 더 힘들구나.. 할 일은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쉬면서 포스팅 중. 이제 부엌 후드랑 냉장고 청소까지만 오늘하고 바닥청소는 내일 K씨랑 같이 해야겠다.
시지프스의 돌같은 가사노동. 투덜대자면 한이 없지만.. 또 많이 생각 않고 그냥 사는 게 그런 거겠지, 생각하면서 오늘도 청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