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주말에 한국에서 동생과 조카가 놀러온다. 작년 가을에 시애틀에 갔던 기억이 꽤 좋았어서 이번에 같이 가보자고 했는데 그 사이에 캐나다 달러 가치가 이렇게 폭락할 줄은 몰랐지 ㅠㅠㅠㅠ
그.치.만! 이미 몇개월 전에 예쁜 숙소도 예약해두고 했으니 최대한 재미있게 놀테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여행의 예습을 위해 현빈과 탕웨이가 나오는 영화 만추 (2010)를 보았다. 아주 예전에 김혜자 배우가 나온 버전 (1982)은 본 적이 있는데 (그것도 1966년에 만들어진 원작을 리메이크 한 거라고…) 은행잎이 깔린 길만 어렴풋이 기억난다. 어쨌던 좋았었단 기억이다.
이번의 만추는.. 시애틀이란 도시에 아주 큰 의미를 두고 만든 듯 하다. 메이킹의 감독 인터뷰를 보니 시애틀의 우울한 분위기와 특히 자살률이 높은 도시라는 게 영화와 어울려서 장소를 시애틀로 결정했다고 한다. 삭제 장면을 보니 관광 명소들은 거의 다 촬영되어 있었다. (여행 안내서를 보고 로케이션을 정한 듯?)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이나 오리 버스 투어 등등은 영화에 남아있지만 나머지는 삭제하길 잘 한 듯. 우울한 톤이라 로마의 휴일이나 그런 영화들과 비슷하게 가는 것도 이상해.
암튼 회색빛의 도시가 낯설지가 않아서 (밴쿠버와 시애틀의 날씨는 거의 유사하다) 어쩐지 좀 친밀감이 든달까. (그렇지만 여름의 밴쿠버와 시애틀은.. 영화와는 완전 딴판임. 맑은 하늘에 비도 거의 안 오고 ㅎ)
영화는.. 예쁘게 만들었다. 화면도 예쁘고, 탕웨이도 예쁘고, 현빈도 예쁘고. 깔끔하고 예쁜 멜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