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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의 11월 중순

11월부터 K씨는 업무 관련 학교에 다니고 있어 우리의 생활에 약간의 변화 (기상 시간, 휴일 등) 가 있다. 가끔씩 오는 이런 변화는 생활의 활력소.


MEC (스포츠/아웃도어 용품점)에서 하는 특강 몇 가지를 들었다. Snow Sports 101과 Back country 101. 초보자들을 위해 기초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어 큰 도움이 되었다. 이래 저래 필요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던데.. 야외활동의 세계도 다 돈이었던 것이냐 ㅎㅎ

각각의 장비들에 대한 소개는 다음 번에 정리하고, 일단 두 가지 다 해당되는 옷. 보통 3겹으로 입는다고.

1. Base layer: 습기 컨트롤
땀을 흡수하지 않는 울 재질 또는 폴리에스테르를 입는다. 폴리에스테르는 가격이 저렴한 게 장점, 울은 가격은 더 비싸지만 따뜻하고 (며칠 연속 백패킹을 할 경우) 냄새가 덜 나는 장점이 있다. 나와 K씨는 울이 섞여있는 폴리에스테르 제품으로 하나씩 장만. 코스트코에서 품질도 괜찮으면서 저렴한 기능성 제품을 찾을 수 있었다.

2. Middle Layer: 보온
플리스나 다운 자켓을 입는다. 이건 있는 옷들로 커버 가능하겠군.

3. Shell Layer: 비와 바람 막이
방수가 되면서도 땀 배출이 되는 재질. 고어텍스일 경우 무척 비싸다! 우리는 그냥 있는 걸로 때워보다가 나중에 사기로 ㅎ

캠핑 시에도 이런 식으로 입으니 따뜻하고 좋더군 ㅎ


콘서트 관람.

Pink Floyd – The Wall에서 어린 마음에 큰 충격을 주었던 장면의 Another Brick in the Wall을 공연에서 직접 들었다.
올 해 세 번의 콘서트를 봤는데, 다 좋았지만 특히 Roger Waters는 본인도 콘서트에 푹 빠진 듯한 모습에 조금 더 좋았던 기억.


무대 장치도 멋있었음…


11월 초 어느 날의 출근 길. 입동도 되기 전에 눈이 살짝 내렸다. 겨울 기분이 솔솔.


아무래도 일찍 어두워지고 저녁시간에 비바람이 휘몰아치는 날씨가 계속되다 보니 집에 콕 박혀 있는 시간이 늘었다.

그간 읽은 책들..

쇼코의 미소 (최은영)
내 맘대로 요즘 젊은 작가들 그룹 – 으로 묶어서인가, 굳이 황정은 작가와 비교를 하게 된다. 그럴 이유가 없는데.
암튼 알게 모르게 뭔가.. 풍요롭게 자란 사람의 글이다 싶은 느낌. 그래선지 황정은 작가 쪽에 더 마음이 간다. (본인이 안다면 억울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실제 어떤 상황을 겪어본 사람들 만이 어떤 글을 쓸 수 있는 건 아닐텐데. 아니, 그럴 수도 있겠다. 글쓰기를 생각할 때 항상 드는 생각.

바깥은 여름 (김애란)
이렇게 사람을 우울하게 만들 수 있는 글들을 쓰다니, 대단한 필력이다. 근데 읽기는 참 고통스러웠다.

오직 두 사람 (김영하)
여전히 잘 읽히고, 여전히 내 취향의 글들은 아님. 그런데 이번 책은 책 첫부분의 헌사가 멋졌다.
“이십년을 함께 해 온 아내 은수에게. 사랑과 경의를 담아”
K씨와 나도 얼마 있지 않아 이십 년을 함께 하게 될텐데, 서로에게 이런 말을 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어른이 되어 더 큰 혼란이 시작되었다 (이다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페미니즘적 문화 비평. 재미있게도 바로 위 김영하의 헌사를 떠올리게 하는 문장이 있었다.
“…남자는 잡은 물고기에 먹이를 주지 않는다는 도시 전설, 아내와 보내는 시간을 자랑하기보다는 결혼 생활에 대한 투덜거림이 남자끼리의 어색함을 푸는 가장 좋은 화제가 되는 문화. TV에서 수없이 반복되는, 신혼인 남자에게 주어지는 선배 유부남들의 충고를 보라. 좋은 건 잠깐이다. 어이쿠, 아내가 이 말 들으면 안 되는데. 그런 남자의 태도를 받아들이는 것이 쿨한 여자의 필요충분조건이 된다. 둘 사이에서 대화라고 부를 것이 슬슬 실종되기 시작한다…”
허허허.

기사단장 죽이기 (무라카미 하루키)
이 두꺼운 책을 며칠 만에 끝낼 수 있게 만드는 정도의 글솜씨는 여전했지만, 그와 동시에 책장을 넘길 때마다 이렇게 깊지 않은 사람이었나 하는 실망감의 연속. 항상 좋아하는 작가라고 생각해 왔는데. 그래도 다음 책이 나오면 나는 또 읽게 되겠지, 젠장.

형제 (위화)
지금 읽고 있는 책. 허삼관 매혈기도 참 좋았는데, 이 책도 좋다. 처절한 중국의 현대사를 다루고 있는데, 그 안에 ‘사람’이 보인다. 새삼 하루키는 나, 나, 나 중심적인 글을 쓰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더불어 TV 앞 시간도 늘었다.

While We’re Young (Noah Baumbach)
감독의 전작들을 좋아해서 볼까 싶었는데, 예고편이 별로라 안 보다가 넷플릭스에 있어서 봤더니 역시나 재미 없었다.

Big Little Lies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봤는데, 다 보고는 예술 작품 속에 흔하게 그려지는 여성들 간의  반목에 대해, 그리고 연대라는 것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재미있었네 ㅎ

Stranger Things Season 2
요즘 띠엄띠엄 보고 있음. 그렇게 좋아하는 장르는 아닌데 어쩌다 보니 보고 있고, 보다 보면 끝까지 보게 될 듯. 시즌 1은 쭉 달렸는데 시즌 2는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
오랜만에 보는 한드. 소재가 재미나서 중반까지는 열심히 봤다. 흙수저, 하우스푸어와 욜로 등 여러가지 캐릭터를 잘 버무려놓았음.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인물들의 행동 묘사의 답답함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에 이른 듯. 이런 경우엔 배우에 대한 팬심이 있어야 끝까지 보게 되는데 이 드라마 배우들이 그리 내 취향은 아닌가 보다. 요즘 다른 드라마들도 재밌다는데, 끝까지 봐야하나 생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