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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일 없이 심심하게

4월부터 거의 매 주말을 캠핑장에서 보내다 11월이 눈 앞에 닥치고 보니 새삼 올 한 해 뭘하고 살았나 싶다.
뭐.. 많이 마셨지. 멍도 많이 때리고.

지난 해 말부터 다른 업무를 맡게 되어 이것저것 새로운 걸 많이 배우다 보니 마음이 분주해서 글을 쓰기 보다는 뭔가를 읽거나 보게 되는 듯. 신기하게 영어를 많이 쓰는 날이면 한국 드라마가 땡긴다니까.
이제 두 달 정도 후면 예전의 널럴한 포지션으로 돌아가게 되고, 그럼 집필(?)에 좀 더 에너지를 쓸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한다.

이제 밴쿠버 날씨가 원래 어땠다는 얘기를 할 수 없게 된 것 같다. 매년 매달 날씨가 제멋대로다. 요즘은 10월 말인데 청명한 하늘에 햇살이 아름답다. 그야말로 가을 같다.
지난 주말에도 날씨가 좋아 동네 뒷산을 올랐는데, 와.. 오랜만이어서였는지 그냥 컨디션이 별로였는지 이게 힘드네. 가만 보면 운동은 참 정직한 것 같다. 쓰지 않는 근육은 금방 무너진다.

어제는 저녁을 먹고 나서 동네를 한바퀴 어슬렁 어슬렁 돌면서 K씨와 요즘 무슨 재미로 사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K씨는 사는 게 재미없으니 돈 쓰는 재미나 찾아볼까 한다고… 공포스런 발언을 날리심.

에혀, 뭐래니. 별 일 없고 심심한 일상에 감사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