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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살 하자

가끔 재미삼아 하는 이야기 중 하나는 친구 J의 에피소드. 그는 일본 출신 이민자인데 십여년 만에 일본에 방문하면서 마침 고등학교 동창회에 참석하게 되었다고 한다. 30년 이상의 갭이 있어 어색하지 않을까 하던 것은 기우, 오십대가 가까워진 그들은 그동안 겪었던 각자의 병치레며 건강 관리 이야기를 나누느라고 오히려 시간이 부족할 지경이었다고.

그 얘기를 들으면서 웃었던 것이 무색하게 지금의 우리가 그러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정말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 그간 아팠던 이야기 다쳤던 이야기만 해도 차고 넘친다.

느지막이 운동을 시작하면서 이삼십대 때보다 건강해졌다고 우쭐대던 나는 지난 겨울부터 시작해 봄까지 이런 저런 소소한 건강문제들이 생기면서 꽤 힘든 시간을 보냈다. 흔히 있을 수 있는 문제가 흔치 않게 덧났는데 처방약이 듣지 않아 여러 약들을 전전했고 결국 다섯 명의 의사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의사 생활 동안 내게 생긴 문제 하나도 처음 봤는데 두 세 가지 문제가 함께 생긴 경우는 정말 드물다며 운이 없는 거라고 해서 할 말을 잃었다 ㅎㅎ
다행히 같은 시기는 아니었지만 K씨도 돌아가면서 여기저기 문제가 있었고 심지어 한 번은 응급실 뛰어간 적도 있었고.

이제 다시 둘 다 그럭저럭 괜찮아졌지만 주변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이제는 그런 이벤트(?)들을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모양이다. 아프면 또 그런가 하고 조심하다가 놀 수 있을 때 최대한 놀아야 하는.

작년부터 코비드 정책이 바뀔 때마다 열고 닫기를 반복하던 피트니스 스튜디오는 6월부터 완전히 오픈해서 요즘은 다시 운동을 조금씩 시작했고, 직장에선 아직 일부 재택 근무를 하고 있지만 나는 가능하면 거의 매일 출근하고 있다. 아침 일찍 출근 하게 되니 생활에 약간 긴장도 생기고 (잠옷 입은 채 로그인해 근무 시작하던 작년의 나 옳지 않아 ㅠㅠ), 음악 들으며 스카이트레인 타러 걸어내려가는 것도 즐겁고 준비해 간 간단한 점심을 일하던 공간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책을 펴놓거나 음악을 들으며 먹는 것도 좋다.

예전에는 스튜디오 가장 구석자리에서 운동을 했었는데 안경을 쓰지 않고 운동을 하려고 선생님 바로 옆자리로 옮겼더니 내 허접한 자세를 종종 교정받게 되어 좋다. 워낙 없었던 근육이지만 그동안 많이 잃었었는데 천천히 다시 근육을 만들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