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재개

체격이 왜소하고 체력도 약해서 운동을 잘 하지도 못하고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어릴 때부터 유일하게 꾸준히 한 운동이 수영이었다. 초등 저학년 때쯤 수영을 배우고는 좋았는지 혼자 수영장에 다니면서 자유수영을 했다. 겨울에도 다녔는지 집에 오면서 젖은 머리가 약간 얼어서 재미있어하던 기억이나 집에 가던 길에 돈 몇 푼을 내고 젖은 머리를 휘날리며 혼자 트렘폴린을 타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집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시영 수영장이 있다. 종종 갔었는데 운전해서 가야한다는 부담감이나 몸이 점점 차게 느껴지는 등의 이유로 뜸하게 다니다 코비드 이후엔 아예 발길을 끊었었다. 그런데 우리 집에서 정말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걸어서 3분!) 수영장이 생겼다. 개장하자마자 얼른 멤버쉽을 끊었다. 주 2-3회 다니고 있는 기존 피트니스 스튜디오의 연간 멤버쉽을 막 연장한 참이라 좀 부담스럽긴 했으나 몇 주 다녀보고 아니다 싶으면 중단하지 뭐 하며 시작했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너무 좋다.

요즘 새벽에 수영장 문을 열자마자 잠시 (진짜 잠시 ㅎ) 자유 수영을 하고 후딱 씻고 얼른 집에 와서 준비를 하고 출근한다. (예전 기록을 찾아보니 갈 때마다 1000미터 정도 수영했다고 써 있던데, 몇 년 만에 시작해서 지금은 일단 250미터 정도만 한다. 점차 500미터 정도로 늘려볼 생각). 할 줄 아는 영법이 자유영과 배영 뿐이고 항상 혼자 해 왔기 때문에 자세 등이 올바른지 몰라서 다음 주부터는 K와 함께 주 1회 강습을 받기로 해서 기대가 된다. 무려 두 군데를 다니며 운동에 수영까지 하니 뭐 스스로 뿌듯하긴 하다만 사실은 이것도 그것도 그냥저냥 따라하는 정도. 에이 뭐… 피지컬100(재미있을지 몰랐는데 의외로 무척 재미있었음…)에서 나보다 어린 사람들도 나이든 티 엄청 내더만 나도 하는 만큼 해야지 뭐.

4 thoughts on “수영 재개

  1. Anonymous

    오 수영 너무 좋은데요? 실내 수영장인가보지요? 젖은 머리 얼었다는 이야기 보니 저도 생각나는데 저는 수영을 회사 다닐때 새벽에 강습을 했었거든요. 겨울에 시작해서 수영하고 나오면 너무 너무 추운날 걸어서 사무실 가곤 했었어요. 진짜 수영 못 하고 안 늘었는데 그래도 1년되니 자유영은 편해 지더라구요. 어릴때 배우셨다니 잘 하실거 같아요.

    저도 수영이 참 잘 맞는데 요즘 의외의 문제가 생겼어요.
    고글을 쓰고 수영하잖아요? 안경이 눌려서 자국이 남는데 그게 하루 종일 안 없어져요. ㅠㅠ 피부가 탄력이 없어져서 그런가봐요. 이런 사소한것들이 슬퍼요.

    그리고 레인을 나눠 써야 하는것도 은근 불편한데 거기도 같이 사용하는거죠? 저희는 새벽에 가도 사람들이 넘쳐요. 뱅쿠버 만큼은 안 춥지만 그래도 야외라 추운데도 사람들이 많아요.

    저는 보통 25랩하고 오곤했는데 천미터쯤 되나요? 왕복하면 50 야드인거 같은데 야드랑 미터는 변환이 안되는데 다시 수영 하러 가고 싶어요. 그놈의 고글 자국만 안 생긴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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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a Post author

      네 실내 수영장입니다. 여기 꽤 추워서 실외 수영장은 여름 한 철에나 갈 수 있어요 ㅎㅎ
      와 새벽에 수영 강습 받고 출근을 하셨다니 ㅎㅎㅎ 저는 한국 직장 생활을 떠올리면 매일 저녁마다 술마시던 생각만 나네요.

      고글 자국에 크게 신경을 안 썼는데 전체적으로 탄력은 없어지고 주름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아직은 수영장 연지가 얼마 안 되어서 그런지 아직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열자마자 들어가면 레인 혼자 쓸 수 있긴 한데 몇 번 하다보면 사람들 들어오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리고 점점 이른 시간에 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곧 여러 사람과 함꼐 수영할 날이 오지 않을까 합니다.

      25야드를 25랩 하심 미터로는 1143미터네요. 한국에서도 캐나다에서도 미터법을 써서 미국 단위가 어려워요 ㅎㅎ
      여긴 한 레인이 25미터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왕복하면 50미터니까 스무번 정도 하면 천미터네요. 예전에는 저도 한 번 가면 1000미터 정도 했었는데 지금은 새로운 자세도 연습하고 그냥 쉬엄쉬엄 조금만 하고 있어요. 얼른 양쪽 호흡이 익숙해져서 아무 생각 없이 수영하고 싶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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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Anonymous

    저도 피지컬 100 너무 너무 재미있었어요. 끝나서 아쉽다는.
    그리고 alone 이라고 서바이벌 프로그램있는데 넷플릭스에 시즌 8만 올라와 있는데 뱅쿠버 북쪽에 있는데서 한거 같아요. 풍광만 봐도 멋진데 쇼도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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