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 암막커튼이 있었는데 숙면에 꽤 도움이 되었다! 감동해서 집에도 설치하기로 결심. 푹 잘 자고 일어나서 아침을 먹으러 숙소 주변의 브런치 맛집을 찾아갔다.
수프와 샌드위치, 커피 또는 요거트의 세트 구성이 괜찮았다.
밥을 먹고는 이촌 국립중앙박물관에 갔다. 반가사유상 둘이 고즈넉하게 앉아있다는 사유의 방도 보고 싶었고 굿즈가 잘 나와있다고 해서 캐나다 친구들 선물도 살 수 있겠다 싶었다.
지하철 역에서 나와 광장으로 올라갔을 때 뒤가 탁 트여서 남산타워가 바로 보이는 게 좋았다.
사유의 방은 생각보다 사유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 많은 사람들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다들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었고 직원분들이 너무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제지하고 있었다…
잠시 있다가 나와서 기념품 샵에서 선물 몇 가지를 고른 후 나와서 박물관 정원과 용산가족공원을 산책했다.
가족 공원을 나와 버스를 기다리는데 몇대의 검은 차량이 줄지어 지나간다. 첫 차엔 태극기가 달려있고 그 뒤를 이어 두 세대의 검은 차량이 따른다. 내가 용산에 와서 이걸 다 보게 되는구나.
다음 코스는 여의도 63 아트에서 하는 맥스 달튼의 전시. 우연히 검색하다 알게 되었는데 웨스 앤더슨 영화의 미술을 좋아하는지라 가보고 싶어졌다. 겸사겸사 한국 사는 동안에도 한 번도 안 가본 63빌딩도 가보고. 전시는 매우 좋았고 운좋게 1주일에 두 번 하는 도슨트 투어 시간이 딱 맞아서 더 심도 깊게 감상할 수 있었다. 높은 곳에서 보이는 창 밖의 풍경은 덤.
한국 전시를 앞두어서인지 봉준호 감독의 영화들에서 영감을 받은 그림이 많았다.
그림이 귀여워서 한참 보다가 나와 여의도 공원을 따라 잠시 산책을 하고, 저녁을 먹을 겸 더현대에 갔다.
들어가다 보니 하울의 움직이는 성 전시같은 걸 하고 있어서 무료인가요 하고 들어갔더니 무슨 매장이라고…
파는 가방에 캐릭터도 그려져 있고 예뻐서 오오 했으나 가격표를 보고 기함을 하고 나왔다고 한다…
저녁으로는 더현대 푸드코트에서 제일 유명하다는 뉴에비카츠동을 먹었는데 와.. 너무 달고 느끼해서 깜짝 놀람. 푸드코트 음식이라 더 그랬을 것도 같고. 급히 냉면 하나 주문해서 약간 중화를 시킴.
저녁 먹고 잠시 둘러보고는 숙소로 돌아옴. 좀 늦은 시간이라 위층 항상 줄 선다는 커피집 (어딜 가나 줄을 서긴 하나보다 ㅎㅎ)에 자리도 있었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