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에 잠시 깬 시간을 제외하고 거의 열 다섯시간 정도를 자고 일어났더니 허리는 좀 아프지만 몸이 가뿐하다 ㅎㅎ
전날 선배 부부가 각종 김치며 밑반찬을 잔뜩 주고 가셔서 모처럼 아침에 밥을 지어 먹기로 했다. 요즘 현미밥을 먹고 있기 때문에 전날 밤 자기 전에 쌀을 씻어 물에 담가두고 잤다.
집에서 담근 열무김치, 겉절이, 각종 장아찌류까지 진수성찬의 아침을 먹고 나서 호수까지 산책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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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캠프사이트로 돌아가다 보니 빈 사이트에 장작을 그대로 버려두고 갔다. 오.. 혹시 가져가도 되나..? 이럴 때 무척 소심해지는 나와 달리 K씨는 얼른 우리 사이트에 가서 수레를 집어들고 출동..!?
나는 계속 그게 괜찮을지 몰라 주저주저 따라가며 모기 물린 자국이나 찍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보다 먼저 여기저기 뛰어 다니면서 나무를 주워가는 소년이 있어서 멀리서 보고는 그냥 돌아왔다는 이야기..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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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스크린 하우스에 콕 박혀서 음악을 듣고 책을 읽었다. 이번에 주로 들은 음악은 장기하와 얼굴들의 새 앨범. 장얼 노래들을 전부 다 좋아하지만 이번 앨범 특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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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점심 겸 이른 저녁 시간. 집에서 담근 맛있는 김치를 얻어서 찬밥 신세가 된 우리가 가져간 (마트)김치로 찌개를 끓여 먹기로 했다. 소시지와 수블라키, 참치캔을 넣어 끓여서 매우 맛있었지만 라면과 한식을 계속 먹다 보니 확실히 맵고 짜고.. 자극적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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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저녁이니까 장작불을 때기로.
저 와인은 처음 사본 와인인데 달달한 맛. 지난 번 단 와인을 마시고 혼이 나서인가 몸에서 안 받는다..? ㅠㅠ 거의 못 마심.
음악을 듣다가 김광석 노래가 듣고 싶다고 하니 K씨 냉큼 라이브 시작.
이웃 캠프사이트에서 기웃기웃 쳐다보기에 좀 작게 부르라 했더니 토라진 K씨. 기타 안 친단다. 참 나.. 하긴.. 4박 5일 동안 티격태격 하는 일 한 번 없이 지나갈 수 있겠어.. 마지막 날의 마무리는 그렇게. (한편 K씨는 자기 안 토라졌다고 끝까지 우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