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캠핑은 4월에 2주간 다녀온 캠핑 이후 가장 긴 캠핑이다. 4박 5일. 게다가 퇴근 후 바로 떠나는 일정이라 마음이 급하다. 이번에 예약해둔 캠핑장은 샤워장도 수세식 화장실도 없는 곳이지만 (캐나다 데이 연휴라 시설 좋은 곳은 예약이 다 차버림) 그래도 캠핑장과 가까운 곳에 온천이 있어 기억이 좋게 남은 곳이다.
화요일 밤에 잠을 좀 설쳤는데, 수요일엔 목요일 퇴근 후 바로 떠날 수 있게 준비를 해두느라 또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 이틀 연속 다섯 시간도 못 잔 채 출근을 해서 근무를 하려니 머리가 멍하다. 그런데 또 사무실엔 에어컨을 어찌나 세게 틀어두었는지 감기 기운까지 돈다. 약간 걱정을 하면서 마무리를 하고 퇴근. 집에 오니 일치감치 퇴근을 한 K씨도 개인 짐을 꾸려 뒀고. 어젯밤에 준비해 둔 며칠치 식량을 아이스박스에 채우고 집을 나선다.
날씨는 무척 좋다. 이렇게나 캠핑을 자주 다니는 데도 거의 항상 날씨가 좋았어서 감사한 마음.
다들 연휴를 맞아 놀러 가느라 차가 좀 밀린다. 저녁 시간이 늦어질 것 같아 출발 전에 김밥과 꼬깔콘을 사서 먹으면서 갔다. 요즘은 옛날에 한국에서 먹던 과자들을 하나씩 먹어보는데 기억과 다른 것이 재미나다. 새우깡이 생각보다 덜 짜다는 것, 꼬깔콘은 반 이상이 납작하게 눌려서 손가락에 끼울 수 있는 게 몇 개 없다는 것. 그런데 한국 과자들은 여기 과자들보다 덜 자극적이라 결론적으로 더 많이 먹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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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가 낚시 라이센스를 잊고 와서 Agassiz 공공 도서관 문 닫기 전에 들어가 얼른 프린트를 하고. 도서관은 항상 고맙다 ㅎㅎ 출발 두 시간 만에 캠핑장이 있는 Harrison 도착.
스크린 하우스를 설치하고 테이블을 닦고 있는데 J선배 부부가 도착하심. 오늘 저녁은 우리가 바베큐를 준비하기로 해서 부랴부랴 굽기 시작한다.
바베큐에 어울릴 것 같다고 소주를 가져오셔서 몇 년 만에 소주를 다 마셔보네 ㅎㅎ 나를 위해 새로 나온 유자맛 소주도 한 병 가져오셨다. 달달하니 맛있었지만 매닝 파크의 아픈 기억 때문에 몸사림 모드 중이라 두어 잔 정도만 마시고 맥주를 마심.
모기가 꽤 덤벼들어 내가 만들어간 페퍼민트, 유칼립투스, 오렌지 에션셜 오일 퇴치제를 유용하게 써서 기뻤다. 향나무 땔감도 많이 가져오셨는데 장작불을 피우니 신기하게도 모기들이 많이 가버렸다.
이번엔 4월에 D가 쿠바에서 사온 럼도 가져가서 조금씩 마시면서 한 시가 넘어서야 잠자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