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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5일, 딸기 3주기 기념 캠핑

휴일엔 웬만하면 밖으로 나가자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트레일러를 마련한 이후로는 많이 쓰는 게 남는 거란 생각에 더더욱. 지난주엔 결혼기념일 빙자 캠핑, 이번주는 딸기 3주기 기념 캠핑을 했다. 뉴스를 보면 심란한데, 그러다가도 숲과 호수 안에 있으면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진다.

이번 주의 행선지는 Nairn Falls Provincial Park. 지난 5월에 갔던 곳이다.

무척이나 바쁜 다람쥐. 뒷편으로 보이는 건 화장실. 이 캠핑장은 재래식 화장실만 있어서 저렴하다 – $22/1박

도착하니 일행분들께서 엄청난 점심을 준비해주셔서 (미리 간단하게 먹자고 말씀하셔서 우린 진짜 간단하게 준비해 갔음 ㅠㅠ) 낮부터 포식. 평소에는 삼겹살을 그리 즐기지 않는데, 일부러 찾아가서 사신 무척 맛있는 고기와 지인이 직접 키운 야채에 된장찌개와 각종 장아찌, 민들레 김치 등을 차려주심. 감사하는 마음으로 맛있게 먹었다. (열심히 먹느라 사진 찍는 것도 잊었다..)

오후에 폭포까지 가볍게 산책을 하고, 그 후엔 모닥불 (여름 내내 금지였다가 며칠 전에 풀렸다) 을 쬐면서 이야기꽃을 피움.


다음 날 아침엔 이 캠핑의 목적이었던 Joffre Lakes로 하이킹을 나섰다. 올라가면서 세 개의 호수를 지나가는데, 빙하 녹은 물이라 색이 아름다워 사람이 무척 많은 트레일이다. 근처에서 캠핑을 한 덕분에 일찌감치 주차장에 자리를 잡고 산을 오른다. 트레일 리뷰에 쉽지 않다고 해서 마음의 준비를 했었는데 상당히 쉬운 트레일이었다. 호수마다 쉬어갈 수 있는 장소가 있었지만, 우리는 호수 두 개를 지나고 마지막 호수도 그냥 지나 캠핑장까지 직진.

이 트레일 끝에는 캠핑장이 있는데, 이 주변 아무데나 지고 올라간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할 수가 있다.

뒤로 보이는 바위 위에 작은 텐트들이 여기저기 자리 잡고 있었다.

백컨트리 캠핑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무럭무럭 자라났는데, 장비 가격이 엄청나서 준비가 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듯.

평소엔 먹지 않는 컵라면도 저기서 먹음 꿀맛..

우리와 함께 하이킹을 한 J님과 부인 P님은 준전문 산악인들이셔서 호수 뒤로 보이는 빙하 산 꼭대기까지 올라가셨었다고.. 와우. J님은 3년 전까지만 해도 호수 바로 위 바위에서도 빙하를 만져볼 수 있을 정도였다면서 급속히 사라지는 빙하를 무척 아쉬워하셨고, 우리는 돌아오는 내내 지구온난화와 그 원인 중 하나라는 소의 트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소고기를 사와서 저녁을 먹었다 ㅎㅎㅎ (사실은 평소엔 우리처럼 고기를 거의 안 드신다고.)

딸기 기일이라고 했던 걸 기억하시고 치즈케익을 사오셔서 딸기 발자국 도장과 함께. 뒤에는 저녁 준비 중인 K씨.

다음 날 일 때문에 일행들은 먼저 가시고, K씨와 나는 불을 피우고 딸기 추억담을 나누며 어두워질 때까지 앉아있다가 잠자리에.


전날 아무리 찾아도 없던 누룽지를 찾았다. 거기에 P님이 남겨주신 직접 재배하신 고추장아찌와 민들레 김치를 곁들여 럭셔리한 아침. 후식으로 커피와 전날 남은 치즈케익까지.. 하이킹도 하이킹이지만 먹거리가 가장 기억나는 캠핑이었네. 먹을 거 좋아하던 우리 딸기 기일답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