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밖으로 뛰쳐나가거나 사교 활동에 힘쓰다 보니 영화를 볼 시간이 없었다. 웬만하면 꼭 극장에 가서 보는 여름 블록버스터들도 올해는 하나도 못 봤네. 짬짬이 본 영화들 중 기억나는 것들은..
The Good Dinosaur (2015)
정말 간만에 본 애니메이션인데 정말 별로라서 실망 두 배. 시작 부분의 엥?이 마지막까지 엥..?!!
Brooklyn (2015)
현재까지 올 해 최고의 영화. (본 영화가 너무 없어서 좀 그렇긴 하다만;;) 훌륭한 성장 영화. 동시에 이민자인 나로서는 더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많았음.
최고의 대사:
Eilis: “I’d forgotten what this town is like. What were you planning to do, Miss Kelly? Keep me away from Jim? Stop me from going back to America? Perhaps you didn’t even know. Perhaps it was enough for you to know that you could ruin me. My name is Eilis Fiorello.”
곡성 (2016)
영화를 본 내 첫 느낌은 스크림같은 피서용 공포영화 정도였는데 리뷰들이 난리라 내가 뭘 놓쳤나 싶었다. 그런데 감독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위로’하기 위해서 만들었다는 얘길 듣고 아주 기분이 나빠졌다. 이 리뷰에 대부분 동의한다. 의도가 위로라는 말이 진심이라면 감독은.. 끔찍한 사람이다.
디어 마이 프렌즈 (2016)
노장들의 연기 보는 것이 즐거웠다. 엄마 생각도 많이 났고. 완의 교훈적인 사족과 젊은 세대들을 묘사할 때 부자연스러운 대사와 설정들은 많이 아쉬웠다. 조인성이 나오는 장면을 오글거려서 차마 못 보겠을 줄이야.
좋은 대사들이 너무 많다:
성재(주현): “참 세월이란 게 웃기다. 젊었으면 뺨을 맞아도 너를 으스러지게 안았을 텐데. 지금은 졸려서 못 안겠다.”
충남(윤여정): “돈 많은 사람이 더 내는 게 평등이야. 평등의 뜻을 몰라.”
희자(김혜자): “너는 왜 맨날 그렇게 사는게 힘들어. 마음 놓고 기대지도 못하게.”
Zootopia (2016)
아.주. 교훈적인 애니메이션. 재미는.. 잘 모르겠음.
그리고 K씨의 도움으로 몇 주 전에 시도했던 Kobo Glo에 안드로이드 깔기 성공. 동생이 놀러 오는 편에 한국 전자책 서점을 사용할 수 있는 한글 이북 리더를 살까 잠시 고민했었는데 돈 굳음 ㅎ
내 이북 리더는 Kobo Glo다. (찾아보니 2012년 9월 6일에 출시되었음.) 내가 원했던 기능은 e-잉크일 것, 어두울 때 라이트를 켤 수 있을 것, 그리고 제일 중요한, 전자 도서관 책을 이용할 수 있을 것 등이었는데 열심히 조사해서 출시된 날 구매한 후 몇 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꽤 만족하면서 쓰고 있다. 이후 화소밀도가 더 높은 제품들이 후속모델로 나오고 있지만 (내 코보는 213 ppi (pixel per inch), 지금은 300 ppi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사용하는데 불편함은 없다. 유일한 단점은 한국 도서관 책을 빌릴 수가 없다는 것. (지금까지는 한국 책은 iPad로 빌려 읽었는데 오래 읽으면 눈이 피로하고 특히 캠핑을 다닐 땐 배터리가 오래 가지 않아 마음 놓고 읽기가 어렵다.)
Kobo Glo에 안드로이드를 깔면 한국 도서관 앱을 사용할 수 있는데, 2013년 경에 유행했었다. 나는 귀찮기도 하고 또 억지로라도 영어책들을 더 읽어볼 요량으로 시도를 해보지 않다가 이제 와서 뒷북..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지금 좋은 구절과 그 때 좋았던 구절이 (당연하겠지만) 조금 다른 듯:
그는 길 한가운데 우뚝 서서 자신에게 말했다. ‘너 지금 대체 무얼 하는 거야? 사람이 불행한 일을 당해 죽어가는데 겁이 나서 그냥 가버리다니. 네가 부자라도 된단 말인가? 재산을 빼앗길까 봐 겁이 나는가? 그럼 못써, 세묜!’
“우리는 남에게 주는데, 남들은 왜 우리에게 안 주는 거죠?”
세묜은 뭐라고 대답해야 좋을지 몰랐다. 그래서 “이제 그만하고 자자구”하고 말하고 세묜은 돌아누워 잠들어 버렸다.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이 떨어져 사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각자 자기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우쳐주지 않았습니다.
안드로이드로 사용할 때는 좀 버벅거리고 반응 속도도 느리지만 한국책을 편하게 읽을 수 있게 된 게 기쁘다. 옛날에 휴대용 게임기의 번쩍거리는 화면으로 해리포터를 읽던 눈물겨운 기억이 나는구나.. ㅋㅋ 그런데 안드로이드 부팅시 배터리가 오래가지는 않아서 캠핑에서 읽기는 어려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