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
휴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느긋한 아침 시간. 휴가답게 커피를 마시며 동생이 만든 (마요네즈 대신 두부소스를 넣어 조카에게 외면당한) 감자샐러드를 먹고 엄마를 보러 갔다.
요즘 엄마 곁을 지키는 라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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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점심으로는 곤드레밥을 먹기로. 밥집 문에는 3월부터 일요일에는 산나물 채취를 위해 문을 닫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런 걸 보면 한국에 왔구나 하는 실감이 든다.
각종 나물 반찬들. 이것만 해도 밥을 몇끼는 먹을 수 있겠다. 달래 된장국도 정말 맛있었지.
점심을 먹고는 안산으로 가는 버스에 오른다. 그동안 세기밴 집회에서 받은 서명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 참에 작년에 밴쿠버에 머무르며 함께 세기밴 활동을 했었던 S님도 만나기로.
S님을 기다리며 터미널에서 급 면도를 하고 있는 노숙자 포스의 K씨.
일단 기억저장소로 갔는데, 문이 닫혀있다. (이 날 유가족과 안산시 간의 회의가 있었다고.)
이 방문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할 기회가 있겠지…
조문 후 S님과 바로 옆의 경기도 미술관에서 베트남 커피를 마셨다. 오랜 시간 알아온 친구는 아니지만, 생각이 비슷해서 이야기를 나눌 때면 즐거운 S님. 다시 만나니 반갑다.
S님은 원주로, 우리는 서울로 돌아가야 해서 버스 시간을 맞추다 보니 저녁먹을 시간이 빠듯해서 터미널 옆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기로 한다.
맛은 말 그대로 터미널 옆 식당 맛이었지만,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몸을 녹여준 고마웠던 한 끼.
가기 전 주에 한국 날씨가 따뜻하길래 옷을 가볍게 챙겨갔는데, 꽃샘추위가 대단했다. 바람도 무척 세차서 서울 집으로 들어가는 내내 추위에 떨었다.
오랜만에 뵌 가족들, 여전한 모습. 부모님들은 조금 더 늙으셨다…
Day 4
아버지와 어머니 생신이 닷새 차이라, 같이 축하하는 아침식사.
예전에는 우리가 갈 때마다 요리를 하시던 어머니가 이제는 김치도 사 드시고 반찬도 간소하게 준비하셔서 좋다. 근처 맛있는 갈비탕집에서 사온 갈비탕에 전복을 넣어 끓이셔서 고급 메뉴로 재탄생시키심. 거기에 케익까지.
아마도 한국에서만 가능할 듯한 티라미수와 고구마 케익 반반.
집에 있는 동안 K씨는 부모님의 휴대폰, 컴퓨터 등을 손 보고, 소소한 수리를 한다. 오후엔 은행 일도 볼 겸 동네 나들이.
꽃샘 추위는 절정에 달해서 우박이 섞인 눈이 내린다.. 으헝헝 추워 ㅠㅠ
그 와중에 소방 훈련을 하는 듯.
은행 일을 보고 알라딘 중고 서점에 가서 책 구경을 하고. 살까 말까 생각하던 ebook reader를 만지작거리고. 날씨도 춥고 해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바로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화려한 먹거리들로 가득한 백화점 식품가. K씨와 내가 선택한 간식거리는 삼송빵집의 옥수수빵과 고로케.
쌀쌀한 거리를 걸어 집으로 돌아가서 간단히 저녁을 먹고 쉬었다. 한국에 오면 저녁 때 가족들과 맥주도 한 잔씩 하곤 하는데 밴쿠버부터 가져간 감기 기운 + 앨러지로 기침이 너무 심해 편의점 쌍화탕 (= 설탕물)로 대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