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반찬 중 하나는 궁중떡볶이였는데, 국물이 많이 남아서 떡을 추가해 한 번 더 먹으려고 떡볶이떡을 사는 김에, 추석이고 하니 재미삼아 송편도 사기로 했다. 일하는 곳에서 가까운 곳에 (내 생각에) 밴쿠버에서 가장 맛있는 떡집이 있기도 해서 ㅎ
점심시간에 떡을 사러 나서려는데 K씨가 연락을 해서 송편을 넉넉히 사라고 한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사람들을 불러서 추석 송편 번개를 하겠다면서.
집 청소도 안 되어있고 먹을 것도 없는 터라 걱정을 하면서 송편을 사 들고 퇴근해 보니, K씨는 냉동실의 만두를 분해해 두부를 섞어 동그랑땡을 만들고 있었음 ㅋㅋㅋ 나는 후다닥 거실 먼지를 대강 털고, 너저분한 것들을 다 방으로 몰아넣고.
그렇게 차려진 송편과 동그랑땡만의 추석상 ㅋㅋㅋ 사람들을 잔뜩 불러놓고 뭔 생각인겨.. 너무 먹을 게 없을까봐 미역국을 끓이고 피자도 주문했다.
그러나 S씨가 잡채를 잔뜩 만들어 오고 또 P, J님 부부가 김치와 사과를 잔뜩 가져오셔서 풍성한 저녁상이 되고, 피자는 고대로 남았다 ㅎㅎㅎ
나는 갑자기 몸이 좀 안 좋아져서 힘들었는데, 그래도 사람들과 어울려서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행복하고 즐거웠던 추석 식사였다.
그리고 남은 음식들은 다들 사이좋게 나누어서 싸가서 앞으로 며칠분의 식량이 생겼고.
올해 추석은 이렇게 정신없이 보냈네.
그나저나… 함부로 몸 건강하다 자신하면 안 되겠다. 몇년째 감기 한 번 안 걸린다고 자신만만했는데 머리 아프고 몸살기 한 번 도니 캠핑이고 뭐고 뭐든게 다 귀찮다. 집에 있는 보조제들을 잔뜩 주워먹고 하루종일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몸이 좋아지기를 바라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