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음식들을 시도해보는 걸 좋아하는 우리에게 밴쿠버에 사는 것은 행운이다. 다양한 민족들이 모여사는 곳이라 조금 수소문해보면 맛난 정통 음식들을 찾아낼 수 있는 것이다.
아무래도 서양쪽 요리들보다는 동양쪽 요리들을 더 자주 먹게 되는데, 타이 요리만은 잘 먹지 않았었다. 이유는 처음 가본 타이 식당에서 먹은 요리가 너무 입에 안 맞아서 아예 타이음식은 우리랑은 안 맞다고 결론을 내려버린 것. 그도 그럴 것이 주문한 음식이 카레였는데, 코코넛밀크를 잔뜩 넣어 만든 것이라 코코넛은 질색을 하는 K씨는 바로 항복하고 나도 무척 느끼하단 느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편견을 깨뜨리게 되었으니… 도서관 친구가 일을 그만두고 일본에 가게 되어 조촐하게 밥이나 먹자고 모인 곳이 타이식당이었다. 채식을 하는 친구 둘은 따로 주문을 하고 다른 셋이서 함께 주문을 해서 나눠먹기로 하였다. 나는 잘 몰라서 주문을 부탁했는데, 내가 코코넛 밀크없는 것으로 주문하자고 해서 주문한 것이 다음의 세가지 요리.
해물을 넣은 매콤새콤한 수프 똠얌. 개운한 맛.
나를 뿅 가게 만든 넘 맛난 국수 팟타이. 쫀득한 쌀국수와 땅콩향이 감도는 소스가 으.. (츄르릅..;;)
요 튀긴 생선에 새콤한 소스를 뿌린 요리도 꽤 맛있었으나 국수에는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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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감동한 나는 K씨에게도 이 새로운 맛의 세계를 알려주고 싶어 다음날 당장 K씨 직장 근처 타이식당에 가기로 했다.
이 집은 실내장식을 화려하게 해놓고 좀더 비싸게 받더군. 차가 예쁘게 나오긴 하지만.
이 집의 똠얌. 닭고기를 넣은 버전인데 개운한 맛은 덜했으나 그래도 맛났음.
K씨가 감탄한 (무지무지무지하게 센불에 볶은 듯 하다고) 볶음밥. 꽤 맛있게 먹었다.
그러나 국수는… 국수는…! 케첩에 볶은 맛;;;
음.. 역시 맛있다고 소문난 곳에 가야한다. 윗집은 꽤 소문난 곳인 듯 하니 다음부터는 저 집을 애용해야겠다. 게다가 두번째 먹은 집 갔던 날 밤엔 조미료로 인한 목마름에 물을 한 주전자나 비웠다는.. ㄷㄷ
암튼 다음번 첫번째 식당에 갈 일 있으면 셋이서 눈치보다 양껏 못 먹은 볶음국수를 꼭 다시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