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 발가락도 아픈데다 별다른 계획도 없는 날이라 집 가까운 곳에 마실가기로. 그래도 미국에 왔으니 남미쪽 음식을 먹어보기로 한다.
미국에 갔더니 오레건이건 워싱턴이건 온 사방에서 스페인어가 들린다. 웬만한 패스트푸드점 점원들은 거의 멕시칸들인 것 같았으며, 전철에서도 영어와 스페인어 두가지로 방송을 한다. 영어와 불어가 공용어인 캐나다의 도시 밴쿠버도 불어로 방송을 하지는 않건만.. (퀘벡엔 영어로 방송을 할까? 갑자기 궁금.) 거리에서도 멕시칸 음식점이 한 블록에도 몇개씩이나 있다. 미국 음식엔 흥미가 없는지라 – 햄버거? – 멕시칸을 먹어볼까 하다가 페루 음식점이 있기에 호기심에 가보기로 했다.
닭굽는 시설. 닭을 양념해서 구운 것이 주 메뉴인 듯.
우리가 간 때는 오후 2시가 넘어서 손님이 거의 없었다.
가게 안에는 계속 이런 음악이 흘렀다;;
오른쪽에 돌아가고 있는 옛날 슬러시통!
자주색 옥수수로 만든 음료가 있다길래 호기심을 억누르지 못하고 주문.
달달하다. 옥수수차 냄새도 좀 나고.
저 통에 있던 것이 옥수수 음료였다.
이름은 치챠모라다.
K씨는 잉카콜라를 주문. 페루 국민음료라고. K씨 표현에 의하면 써니텐 맛.
내 기억속 써니텐은 오렌지맛 뿐이라.. 이건 좀더 게토레이스러움.
일단 yucca (mandioca)로 만든 애피타이저를 시켜보았다.
감자보다는 고소한데 고구마처럼 단맛은 없고 담백함. 치즈 소스와 잘 어울렸다. 근데 저 계란은 도대체;;;
열심히 설명해주시며 갖다준 소스 세가지.
초록은 할라피뇨, 노랑은 레몬(..이었나?), 빨강은 칠리 핫소스.
꾹 짜면 대강 이런 그림.
K씨가 주문한 밀라네사. 치킨까스.
내가 주문한 점심 특선 – 닭구이와 콩/밥.
전체적으로 간이 좀 밍밍한 느낌… 그래서 소스를 많이 준 거였나?
흥미로운 경험이긴 했음. 그리고 너무너무 친절했다.
이제는 따라다니기가 피곤한 딸기여사.
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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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때는 일찍 들어와 쉬었다. 점심을 늦게 또 거하게 (저 거대한 닭다리;;) 먹어서 저녁은 대강 군것질로 때운다.
이 상표는 오레건의 유명한 치즈 공장 (관광코스로도 많이 간단다) 건데 수퍼에서 사다가 와인과 함께 먹어보았다. 꽤 괜찮았음. 아직도 남아서 딸기랑 조금씩 나눠먹는 중. (딸기는 이 치즈만 보면 불에라도 뛰어들 기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