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금요일에는 퇴근 후 같이 일하는 친구들을 초대해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다.
내가 좀더 일찍 퇴근했기 때문에 부지런히 집에 와서 무생채를 만들고 떡볶이를 해서 찐 단호박에 모짜렐라 치즈와 넣어 오븐에 넣어두고 상추와 깻잎을 씻어두었다. (메인 메뉴는 삼겹살 바베큐.)
친구 하나는 기르는 강아지를 데리고 왔다. 딸기랑 동갑인 남자 강아지. 둘다 나이가 지긋하셔서 처음에 잠시 냄새 맡고 인사한 후 각자 할 일 함.
딸기는 미리 밥을 먹였는데, 친구 터피가 밥을 먹자 (안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날아가서 밥을 뻿어먹었다. 터피는 워낙 순둥이라 멍하니 보고 있고 터피 엄마는 깜짝 놀라 밥그릇을 든 상황 ㅋㅋㅋ
결국 터피는 엄마가 손에 들고 먹여주고 식신 딸기여사는 밥 어디로 갔나 열심히 찾고 있는 중. (너 이미 먹었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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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을 베란다 그릴에 굽는 동안 단호박 떡볶이 구이와 친구가 가져온 짭짤한 올리브잎 절임을 밥과 함께 먹었다. (홍콩 음식인 것 같음?) 단호박이 너무 맛있어서 완전 기분이 좋아졌다.
딸기는 조금 조르다가 포기하고 잠자리를 고르고 있고 그러는 딸기를 구경하는 터피군.
쟨 왜 저걸 쓰고 있을까…?
터피군은 너무 순해서 딸기 방석에 올려두면 또 저러고 가만 있는다.
근데 저 녀석도 식탐이 장난이 아니라 밥을 다 먹었음에도 우리가 먹는 동안 끊임없이 구걸질;; 사료 먹다가 엄마가 밥을 만들어주기 시작한 이후 식탐이 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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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토요일, K씨 출근하기 전에 혼자 장을 보러 갈까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구경하러 갈까 계획을 잔뜩 하고 잠자리에 들었으나 늦잠을 자버림.
항상 신세지고 있는 언니가 주신 사골국물을 무청 우거지와 함께 끓여 아침으로 먹고 K씨는 출근하고 나는 딸기와 함께 벽난로 앞으로.
겨울에만 나오는 한정판 홀리데이 티 세가지. (그림이 참으로 정감있지 않은가..)
겨울에 주로 많이 쓰는 향신료가 계피, 넛맥 등이라 계피향이 첨가된 자두차, 크리스마스 즈음에 먹는 생강쿠키차 (계피, 생강향이 진함), 그리고 역시 크리스마스 즈음에 많이 먹는 지팡이사탕맛차. (민트맛임.)
겨울이라 따뜻한 차가 땡기는데 카페인을 절제하고 있어서 요즘 주로 마시는 차들.
어제 딸기는 신기술을 익혔다. 퇴근하고 돌아와 보니 깔때기가 옆에 놓여있고 발과 사타구니를 열심히 핥고 물어뜯어 놓아 아주 새빨갛게 되어 있었는데, 어제 밤에도 자다가 보니 다시 깔때기를 얌전히 벗어놓고 앞발을 맛나게 먹고 있는 게 아님?
핥는 것도 힘들었는지 헥헥거리기에 물을 먹이고 몽롱한 와중에 칼라를 찾아다 딸기 목에 맞게 조여놓고 다시 잠들었다. 아침에 탁탁 소리가 나 눈을 떠보니 딸기가 깔때기를 벗으러고 앞발로 깔때기를 밀어내고 있는 모습 포착.. 다행히 목칼라를 조여놓아 벗겨지진 않았지만 이 녀석, 어떻게 배운거지… 점점 스킬이 늘어가는 딸기.. 아이고 머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