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겨울은 그래도 햇볕을 볼 수 있는 날들이 좀 있어서 견디기가 수월한 것 같다. 지난 주말도 날이 좋아서 딸기끼고 뒷산에 가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왔다.
호연지기를 기르면서 응가하는 딸구여사
겨울이라 나뭇가지가 많이 떨어져 있어 안 보이는 딸기에겐 좀 위험했다. 어차피 걷지도 않겠다고 해서 캐리어에 넣고 짧은 산책하고 돌아옴.
K씨는 뭔가에 필을 받아서 (주로 만화) 꼬르동 블루 노래를 부르더니 결국 만들었다.
만든 감상은 노력에 비해 맛은 그냥 돈까스나 비슷하다고. (난 맛있었는데..) 뭐 앞으로는 K씨의 꼬르동 블루 먹을 일은 없을 듯.
요즘은 주말에 도시락용 요리를 대량으로 해놓고 주중에는 가급적 손 많이 가는 요리는 하지 않는다.
지난 주는 닭 한마리 사다가 닭도리탕/닭볶음탕을 만들었는데 첨엔 맛있었지만 일주일간 먹으니 질려서 당분간 안 먹을 듯.
요리 시간을 줄인 대신 그 외 활동 시간이 생겨서 너무 오래 걸린 넥워머도 마무리하고.. 만드는 건 넘 지겨웠지만 (어떤 패턴은 뜨는 재미가 있고 어떤 패턴은 기억도 안 나고 너무 지겹다) 결과물은 아주 맘에 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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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길 건너 호수가 얼어서 (살얼음이지만) 그 위에 눈이 쌓였다.
점심시간에 나갔더니 뭐 주는 줄 알고 우르르 몰려온다. (미안해 얘들아;)
밥주면 쥐도 생기고 생존능력도 떨어지므로 주지 못하게 되어있는데 그래도 주는 사람들이 있다보니 벌써 학습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호수가 얼어서 자맥질해서 벌레 못 잡아먹는 걸 보니 좀 불쌍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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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가면 반드시 먹는 게 길거리 떡볶이인데 (근데 작년에 가니 길거리 떡볶이들이 많이 없어졌더라.. 슬픈 일. 떡볶이 집까지 큰 기업들에 빼앗겨가는 듯) 이제 여기서도 비슷한 걸 먹을 수 있다. 어느날 K씨가 저녁으로 먹자며 사온 왕만두, 떡볶이, 오뎅.
그 다음날 친구만나러 나갔다가 배가 엄청 부른데도 2차를 갔더니 파닭도 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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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님이 댓글에 슬로우쿠커 죽 얘길 하셔서 한 번 해봤다. 찬 밥 남은 것에 물 붓고 잤더니 아침에 현미죽! 종종 해먹어야지.
필 받아서 단팥죽도 만들어봄. 마침 친구네 저녁먹으러 가기로 해서 디저트로 가져갈 겸.
아침에 새알심 대신 떡 띄워서 한 그릇. 너무너무 쉬워서 이 때까지 안 해먹은 게 억울할 지경. (단팥죽 좋아함;)
레시피는 여기 참조했는데 설탕을 약간 더 줄여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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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C여사가 이번엔 자기네 집서 밥 먹쟤서 퇴근하고 집에 와서 딸기 달랑 챙겨서 다시 나섬.
자기 밥 방금 다 먹은 주제에 터피 밥 냄새 맡고 추적에 나선 딸기여사
헤매다 제대로 방향잡았으나 다시 거실로 끌려감.
요리 엄청 많이 해서 깜놀.
위 왼쪽 데친 가이란, 그 아래 돼지갈비찜, 오른쪽 위 돼지고기 바베큐 (요건 사온 것) 그 아래 계란두부부침 (한번 사먹어봐야겠다. 고소하고 괜찮았음. 제일 오른쪽은 아랫쪽 수프를 만든 건더기. 마트에서 수프 패키지를 사서 슬로우쿠커에 넣으면 끝이란다. 중국 수프는 맑은 고기국물에 약재냄새같은 게 좀 나는데 (이 수프도 뭐에 좋다고 하던데 까먹음) 담백하고 괜찮다. 고기는 고기대로 소스에 찍어먹음.
밥을 먹고 배가 뽈록 나온 터피군.
음식냄새에 또 출동하신 딸기를 물끄러미 보고 있다. (딸기는 안아주면 발로 차고 엉덩이 밀어서 안 안아줌 ㅠㅠ)
결국 진정하고 가방에 정착한 딸구여사. 목요일부터 눈이 다시 하얗게 변하고 눈꼽이 엄청 끼고 안 좋아져서 동종약 유프레시아 투여중. 효과 좋은 것 같다. 며칠만에 눈 다시 어두워지고 눈꼽도 줄고 통증도 덜한 듯. (수요일엔 밥달란 소리를 안 했는데 하룻만에 식탐의 화신으로 복귀)
내가 가져간 단팥죽과 터피엄마가 사온 치즈케익, 파이로 디저트까지 확실하게 챙겨먹고 뜨개질 좀 하다가 집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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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일치감치 딸기 산책시키고 집에 와 딸기는 잠깐이지만 햇빛쬐면서 자고 나는 어제 남아서 나눠싸온 파이와 차로 행복한 시간을.
딸기는 자고 나는 열 뜨개질. 밤 늦게까지 떠서 모자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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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그 모자. 이번 주말에도 날이 맑아서 산책 나갔다.
딸기도 운동 좀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