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발이 흩날리는 토요일 오후.
아침에 늦잠자고 일어나 주말 프로그램을 틀어놓고 카레로 아침을 먹고, 유부초밥 도시락을 싸서 K씨는 출근하고 나는 홍차를 잔뜩 만들어 책상 앞에 앉았다. 보통 토요일엔 청소같은 집안일을 했지만 얼마전부터 주말 하루는 책상에 앉아 뭔가를 읽거나 쓰려고 하고 있다. 집안일을 반짝반짝하게 해 두면 기분은 좋지만, 몇주가 지나가면 웬지 허무해진다. 청소는 어차피 또 해야하는 것이고, 나는 단지 일주일만큼 나이가 먹은 것 뿐이니. 대신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뭔가를 쓰거나 하면, 아주 작은 거라도 배우고 지나간 한 주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청소나 요리는 안 할 수는 없으니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후다닥 해치우기 위해 궁리를 하고 있다.
자.. 그래서 일단은 책상에 앉았는데, 오늘은 또 어떻게 보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