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September 2014

9월 중순, 주말

이번 주 토요일도 날씨가 좋아서 아침에 텃밭에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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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이웃이 분양해주신 치커리와 이름을 까먹은 잎채소. 자라는 대로 잎을 따와서 잎채소 비빔밥에 함께 넣고 있는데 쌉싸름한 맛이 입맛을 돋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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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쪽에 줄지어 자라고 있는 것들이 동생이 가기 전 씨를 뿌려준 모듬 샐러드. 잘 자라고 있어 매주 수확해 비빔밥으로 먹고 있다. 앞으로 몇주 더 먹을 수 있을 듯.  뒷편에 무성한 건 민트인데 얘들은 옆밭인지 어디서 넘어와서 마구 자라고 있는데 딱히 뭘할지도 모르겠고 골치거리;; 내년에 밭을 뒤덮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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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심은 누에콩은 진드기의 습격으로 대부분 망했었는데 감자 수확 후 뭘 심을까 하다 혹시나 해서 다시 심음. 다행히 큰 문제 없이 꽃망울이 맺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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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엔 극장에 해적이 걸렸길래 얼른 보러감. 이번 여름 한국영화 네편 중 가장 보고싶었는데 걸려서 기뻤다. 시나리오도 좋았고 만듦새도 좋았고 손예진도 예뻤다. 특히 고래 모녀가 판타지 느낌을 주면서 완성도가 확 올라간 듯.

영화를 보고 집에 오니 딸기여사가 간만에 사고를 치고 기진맥진해있었다. 아침에 산책시킬 땐 버티더니 기저귀 안에 응가를 싸고 엉덩이 밀기를 해서 피부가 다 헐어있었음. 이럴 땐 정말 딸기 여사 성질이 아직 더러운 게 감사해야 할 일인지 슬퍼해야 할 일인지 모르겠다. 착잡한 마음으로 옷을 빨고 K씨는 딸기를 티트리를 탄 물에 목욕시키고. 다시 새 옷으로 싹 갈아입혀서 진정시킴. 그 와중에 잠자리 마련하겠다고 앞발로 방석을 싹싹 다지는 걸 보니 귀엽고 안쓰럽다. 엉덩이 밀기도 힘들었을 거고 목욕 후 피곤했는지 바로 깊이 잠들어버림.

저녁땐 K씨와 나는 곧 다가올 결혼기념일을 빙자해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다운타운에 있는 레스토랑에 갈까 어쩔까 하다 우리 동네에 있는 일식집으로 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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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맥주도 한잔씩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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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살 수노모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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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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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생선 스시들. 왼쪽 위는 전어. 일본에서 먹는 향이 강한 잎채소 시소와 함께 나왔다. kohada가 뭔가 했는데 전어였다. 가을에 전어회를 먹을 수 있게 되어 감격.  그 아래는 성게 – uni nigiri. 그 아래는 전갱이 yellow mackerel. 잔파와 생강 간 것이 얹혀있었음. 아주 맛있었다. 오른쪽은 붉은 참치와 참돔 madai.

맥주와 곁들여 이렇게 먹고 나니 완전 배가 불렀다. 다음번엔 튀김을 작은 것으로 시키던가 해야겠음. 집에 와선 딸기를 살펴보며 조용하게 남은 주말시간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