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주중에 휴일도 하루 껴있고 또 격주휴무도 겹쳐서 쉬는 날이 많았다. 근데 마침 K씨는 무척 바쁜 주. 어차피 너무 더운 날들이 계속되어 나가고픈 생각도 없었지만.. 그래도 집콕하고 있는 마눌을 위해 K씨가 일하러 가는 곳 주변에 가서 놀겠냐고 제안.
근무처는 위슬러. 스키/보드장이 있어 겨울이면 무척 인기있는 곳인데, 여름에도 하이킹이나 산악 자전거등의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다. 관광지로 산장과 식당들이 아기자기하게 모여있는 작은 리조트타운. 스키에 관심없는 나는 두번 정도 가봤는데 가게들만 잔뜩 있을 뿐 크게 인상적이지 않았던 기억이라 (그리고 엄마랑 동생이랑 갔을 때 너무 더웠던 기억;) 어쩔까 하다 한번 가보기로. 위슬러까지 가는 길은 바다를 끼고 경치가 좋기로 유명해서 드라이브만 해도 좋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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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도착해보니 올림픽 때 새로 단장을 한 것인지 내 기억이 그냥 그랬던 것인지 마을이 참 예쁘게 느껴짐. 게다가 이른 아침에 갔기 때문에 공기도 상쾌해서 기분이 좋았다. 지도를 펴들고 이곳저곳을 구경. 근데 마치 쇼핑몰 안을 걷는 것처럼 계속 같은 상점이 나오고 또 나오고;;; 스스로 생각해도 정말 지독한 방향치;; 덕분에 운동은 많이 한 듯.
사람들이 줄을 서서 문을 열길 기다리는 빵집이 있길래 궁금해서 들어가 봤다.
라벤더 얼그레이 스콘. 향기도 좋고 스콘에 박혀있는 찻잎의 느낌도 좋고. 위에 뿌려져 있는 건 레몬 아이싱. 큼직해서 오후까지 허기를 달래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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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올림픽 때 메달수여한 곳인 듯. 저녁때 오케스트라 공연이 있다고. 편한 의자가 놓여있어 앉아서 뒷편의 산을 보면서 스콘을 먹었다. 한참 앉아있다가 다시 산책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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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슬러 개울물도 록키산 부근처럼 미네랄이 들어있는지 이렇게 뿌연 색이다. 이런 물이 호수나 바다처럼 더 큰 곳에 모이면 햇살을 받을 때 색이 참 예뻐진다. 정말 놀러온 기분인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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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시간 동안 걷다가 (근데 계속 같은 상점이 다른 각도에서 나오고 또 나오고;;;) 가방도 무겁고 다리도 아프고 해서 미리 봐둔 휴식처 도서관으로 ㄱㄱ
마침 창 쪽을 향해 아주 편해보이는 자리가 있어서 다리 쭉 펴고 앉아서 웹툰도 보고 책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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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있다가 다시 산책하러 나감. 수학여행온 건지 교복을 입은 일본학생들도 많았고, 관광지답게 식당들마다 사람들이 북적북적. 한시간 정도 다니다보니 너무 더워서 다시 도서관으로 피서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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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놀다가 K씨 일이 끝나 만나서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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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오는 길에 본 눈덮인 산들. 어디쯤인지는 모르겠지만.. 일찍 시작된 여름이 뜨겁게 계속되고 있는 중이라 반가웠음. 이렇게 엉겁결에 다녀온 나들이.. 즐거웠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