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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중순

남은 겨울 휴가 포스팅은 쓰다만 채로 휴가가 다 끝나고 1월도 이미 반절이나 지나가 버렸네. 어제 K씨랑 저녁에 걸으러 나갔다가 텃밭을 지나면서 이러다 금방 봄이 오겠네.. (텃밭에서는 항상 봄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라고 얘기했는데, 정말 그럴 듯.

일주일 남짓 되었던 연말휴식의 하이라이트는 오래 묵은 물건들의 일부를 정리한 것. 언젠가는 써야지 생각했던 서랍속의 천들 (주로 딸기 물건을 만들어줄 때 사용했었다), 그간 산 가전제품들의 사용설명서 (다시 볼 일이 없었다), 그리고 이민와서부터의 세금정산서류들. 5년만 보관하면 되는데 서류함에 넣어둔 걸 꺼내보니 그동안 버린 적이 한번도 없었네? 세금 서류들을 세단기에 넣다보니.. 이민 와서 했던 여러가지 임시직들의 급여명세서들. 그간 K씨랑 나랑 참 열심히 살았구나.. 싶었다. 연말에 한 일로서는 꽤 뜻깊잖아? ㅎㅎ (그리고 탄내가 나도록 고생한 세단기는 사망함 ㅠㅠ)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서 새벽에 일어나 각자 출근, 퇴근하면 또 저녁먹고 산책과 공부를 하는 생활. 이번 학기는 새로운 용어를 많이 배우게 되어 내용은 어렵지만 그래도 첫학기처럼 패닉에 빠지지는 않는다. 공부하는 것에 약간은 익숙해진 거겠지. 또 한가지 변화는 직장에 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 수업을 하는 걸 알게되어 지난주부터 매일 점심시간에 운동을 하고 있다. 요가, 근력운동, 필라테스, 줌바가 골고루 있어 재미있다. 강사 동작을 비슷하게라도 따라하느라 급급하지만, 그래도 운동을 하고 나면 몸이 시원하게 풀리는 것 같은 느낌이 참 좋다.

그리고 요즘 읽은 책들:

  • The Notebook, The Proof, The Third Lie by Agota Kristof
    한국어판 제목은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다른 도서관을 통해서 빌린 거라 세편을 다 못읽고 첫편만 읽었는데 인간의 선과 악에 대한 통찰, 글쓰기에 대한 좋은 가르침을 얻었다. 기회가 되면 다시 빌려서 뒤의 두편도 읽어보고 싶은 책.
  • 날마다 하나씩 버리기 by 선현경
    본인에게 의미있는 물건을 하루에 하나씩 버리면서 (벼룩시장이나 친구들에게 주기도) 그림으로 남겼다. 나도 요즘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어 공감하면서 읽음. 저자 어머니가 본인이 가신 후에 다른 사람들이 자기가 쌓아둔 물건 정리하게 하고 싶지 않다고 하신 걸 보고 다시 새로운 자극을 얻음. 나도 주변을 항상 간소하게 유지해야지.
  • 한국이 싫어서 by 장강명
    공감가는 얘기는 많지만 ‘소설’이라는 측면에서는 갸우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