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와 H씨는 캠핑 여행 후 우리 집에 조금 더 머물다 다시 한국으로 떠났다. 여행을 왔음에도 불구하고 밴쿠버의 밤(이래봤자 별로 할 것도 없지만)을 즐기는 대신 꼬박꼬박 일찍 들어와 우리의 저녁까지 준비해 줌.
그 바로 다음날부터 K씨는 나흘간 출장을 다녀오고 나는 도서관 컨퍼런스에 참석하느라 각자 바쁜 나날을 보냈다. 컨퍼런스라고는 해도 비사교적인 나같은 사람은 워크샵이 하나 끝날 때마다 잽싸게 밖으로 나와 산책을 하면서 시간을 보냄. 마침 컨퍼런스가 열리는 호텔 근처에 좋아하는 작은 공원이 있었다.
D와 H씨부부가 가면서 커피 상품권을 잔뜩 주고가서 잘 사먹지 않는 럭셔리 커피까지 사서 오후 워크샵을 견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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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퍼런스까지 마치고 집에 돌아온 금요일 저녁부터 K씨가 출장에서 돌아온 일요일 저녁까지 집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고 혼자 놀기. 아무래도 K씨도 있고 해야 동네 산책이라도 나가게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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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도 썼다시피 이번 여름은 사람들 만날 일이 잦다. D와 H가 떠난지 한 주 지난 이번 주엔 K씨 고등학교 때 선생님 딸 H씨를 만나 저녁을 먹었다. (어학연수로 와 있다고) 대학생 또래를 만날 일이 자주 없어서 꼰대질을 하지 않으려 노력하는 와중에도 재미있었던 시간.
그리고 이번 주 금요일엔 토론토로 이사갔던 친구 (여기 살 때 우리를 거둬먹여주신 언니)가 방문해서 우리 집에서도 며칠 묵으신다고. 주말엔 캠핑 예약을 해 두어서 또 다른 친구 부부와도 함께 보낼 예정이고.. 정말 끊임없이 사교를 하게 되는 즐거운 여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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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자주 만나니 먹고 마시는 게 늘어서 차곡차곡 살이 찌고 있다. 여름 동안은 운동 강좌도 없어서 점심시간 걷기와 저녁 먹고 K씨와 동네 산책하는 게 유일한 운동.. 우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