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 조카가 오는 날. K씨는 일치감치 시리얼 먹고 출근하고, 나는 벼락치기 정리와 청소 후 식사.
K씨 점심으로 싸준 검은콩 버거 랩 – 하나 더 싸서 내 아점.
검은 콩 버거는Costco에서 세일하길래 (패티 12개에 세일가 $12.99, 원래 가격은 $16.99. 세일 전단지로 결정되는 우리집 메뉴;) 사본 건데 인도풍의 향신료가 잔뜩 들어있다. K씨는 맛있단다.
공항에 손님을 픽업하러 갈 때마다 사용하는 구글의 검색결과. 항공편만 입력하면 도착 시간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해준다. (항공사 웹사이트에서도 확인 가능하지만 이 편이 바로 볼 수 있어 편리.) 예정보다 20분 가량 지연되고 있어 집에서도 20분 정도 늦게 나갔다. 기다리는 시간도 줄일 수 있고 비싼 공항 주차료도 아낄 수 있어 일석이조.
처음 사용할 땐 구글이란 회사가 정보를 어디까지 장악하고 사용할 것인지 약간 두려운 느낌을 가졌던 기억. 가면서 마침 빨간책방 로봇의 부상 편을 들었는데, (구글 드라이브 앱으로 밀리지 않는 길을 골라 가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
공항에서 가족들을 기다리는 건 항상 흥분된다. 출구로 친정엄마(로 보이는 분)이 나와서 딸과 손녀들(로 보이는 분들)과 조우한다. 엄마 생각이 난다.
그리고 1년 만에 보는 동생과 조카. 좋아 보였다. 조카 아토피가 좀 심해지긴 했지만 껑충한 키에 순진하게 좋아하는 표정이 예쁘다.
다시 구글 드라이브 앱의 도움을 받아 집으로. 매일 한가한 길로 출퇴근하다가 갑자기 하이웨이에, 복잡한 길을 운전하니 느낌이 다르다. 밴쿠버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성질 급하고 거친 운전자들이 많아진다. 내 뒤에서 빵빵거리는 차도 둘이나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집에 와서 K씨에게도 확인) 내가 뭘 놓치거나 어긴 게 없는 것 같다. 여유있는 운전 문화나 양보 문화는 국민성이나 인간성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원이 풍부한지 아닌지의 문제인 것이다.
집에 와서 짐을 풀고 동생이 꺼내놓은 것은..
생필품은 여기서 구할 수 없는 게 거의 없으니 생협이나 한살림에서만 구할 수 있는 과자류를 재미삼아 가져왔다.
그리고 고들빼기 김치, 깻잎 김치, 톳장아찌.
K씨와 내가 각각 조금씩(?) 주문했던 책들과 사은품들. 부피도 크고 무거운데 가져와 주어서 너무 고맙다. 아 즐거워 즐거워.
저녁은 동생과 조카가 엄청 좋아하는 아보카도 비빔밥 ㅋㅋㅋ 에 동생이 가져온 밑반찬을 곁들여 먹고 동네 산책하고 과자 중 몇가지를 안주 삼아 맥주 한 잔씩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