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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과의 여행 – 8월 5일 금요일

금요일부터는 숙소를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아침 일찍 일어나 캠핑장으로 가보기로 했다. Ruckle Provincial Park의 캠핑장은 온라인으로 예약을 받는 몇 사이트를 제외하고는 모두 선착순으로 운영된다.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눈 비비고 바로 출발. 아침 일찍이라 정신도 없는데다 숙소 마당에 빼곡히 차들이 주차되어 있어 힘겹게 차를 뺐지만 그래도 맑은 아침 공기를 즐기며 바닷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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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분 만에 도착한 캠핑장은 의외로 거의 다 차 있었다. 깜짝 놀라서 내가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빈 사이트를 찾는 동안 동생은 매의 눈 ㅋㅋㅋ 으로 짐을 챙겨 나가시는 분을 찾아 그 자리를 물려받음?! ㅋㅋㅋㅋㅋㅋ 게다가 정말 명당 자리라 우리가 자리를 맡은 이후에도 혹시 나가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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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 자리. 여자분 혼자 캠핑을 마치고 정리 중이셨다. 우리가 캠핑장 사이트를 구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게다가 위치도 좋은 사이트라 너무 잘 되었다고 하니 우주(universe)가 우리를 돕는거라는 의미심장한 얘기를 남기고 가버리셨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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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에 스크린 하우스를 설치한 후,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겨오기 위해 다시 숙소로 향하는데 공원 입구 농장 부근에서 히치하이킹을 하는 모자 발견. 섬에는 히치하이킹을 하는 젊은이들이 많았는데, 우리는 뒷좌석에 짐도 많고 경계심도 들고 해서 그냥 지나치곤 했었다. 그런데 어린 아이를 보고는 차를 세울 수 밖에 없었음. 이 모자는 여름마다 농장에 일을 하러 오는데 이 날이 휴일이라 읍내에서 볼 일도 보고 카약을 타러 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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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에 내려주니 손을 꼭 잡고 걸어 가는 두 사람. 예쁜 모자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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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아침 식사 시간 (9시)에 딱 맞춰서 숙소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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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예쁜 테이블 세팅.

이 날도 두 가지 코스의 아침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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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을 곁들인 뮤즐리와 요거트. 여러 가지 과일을 채썰어 뮤즐리와 버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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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밥 콤포트와 과일을 얹은 프렌치 토스트와 스크램블드 에그. 프렌치 토스트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것이 이제껏 먹어본 프렌치 토스트 중 가장 맛있었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고 싶었지만 얼른 체크아웃 준비를 해야 했기에 마음이 좀 급했어서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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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급했던 이유 중 하나는 체크 아웃 시간이 빠듯한 와중에 옆방과 샤워실을 공유해야 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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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은 양쪽으로 문이 있어서 평소에는 방쪽에서 문을 잠가두었다가 노크하고 들어가고 맞은 편 문을 잠그고 사용한다. 그리고 나올 때는 반드시 맞은 편 문을 다시 열어두어야 그 방 사람들이 들어올 수가 있다. (영화 브루클린에서 배 안 화장실이 이런 구조였던 듯). 사용할 때마다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이 숙소가 방도 깨끗하고 위치도 좋았고 특히 아침식사가 훌륭했지만 화장실이 불편해서 다시 가는 건 망설여질 것 같다.
하지만 맞은 편 사람들이 나가는 소리가 들려 (방음이 전혀 되지 않았음 ㅋㅋ) 비교적 마음 편하게 체크아웃 준비를 했다. 캠핑장에 들어가기에 앞서 샤워도 싹 하고 어젯밤 냉동실에 넣어달라고 부탁해둔 아이스박스 냉매도 챙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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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를 나와 약간의 먹거리를 마련해서 캠핑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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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립공원 안에 있는 농장의 칠면조들이 길을 막고 산책 중이라 기다렸다가 들어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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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고급 호텔보다도 멋진 경치를 볼 수 있었던 일박 $20 짜리 우리의 보금자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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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서 사 간 seven layers dip과 크래커를 먹으며 맥주도 한 병씩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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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보다 책을 읽다… 여유를 즐기고 있는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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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동생이 문득 고개를 들며 저게 뭐지..라고 해서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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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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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에 응가들이 엄청 많더니만 사슴이 여기저기 활보하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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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가도 신경도 안 쓰고 식사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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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저녁을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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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의 저녁은 전날 식당에서 남은 스테이크와 광어 요리(중탕해서 데웠다), 마트에서 산 샐러드와 전전날 묵은 숙소에 아침으로 준비되어 있었던 식빵의 조합. 참 알뜰살뜰하게도 챙겨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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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나니 어스름이 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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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게 물들어 가는 하늘과 바다 사이를 지나는 페리. 페리들이 꽤 자주 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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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되자 불을 밝힌 페리들도 예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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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가 넘어가자 꽤 어둑해져서 사이트를 정리해 두고 주차장에 세워둔 차로 가서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