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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보낸 3월의 둘째 주말

지난 주부터 매일매일 비가 온다. 그래도 눈이 아닌 게 어딘가.. 좀 아쉽긴 해도 투덜대지는 않고 있다.

올해는 감기 한 번도 안 걸리고 지나가는 줄 알았는데, 지난 금요일 아침 눈을 떠 보니 목소리가 달라져 있다. 다행히 목소리 간 것에 비해 두통이나 몸살기는 약하다. 주말에 놀러가고 싶었는데 마침 비도 오는지라 그냥 집에서 푹 쉬기로.
동생이 지난 여름 가져온 한방 감기약을 정말 열심히 챙겨 먹고 있다. 약 까먹고 안 먹는 일 다반사였는데 나이가 먹을수록 다른 건 잊어버려도 약은 안 잊어버리는 것이 신기하네.

집에서 쉬면서 영화를 많이 봤다. 이 참에 그 동안 봤던 영화들을 잠깐 기록해 두자면:

1. Street cat Bob
영화 마지막에 실제 주인공 고양이가 직접 연기까지 했다기에 깜놀..

2. 더 킹
너무 노골적이라 오글하긴 했지만.. 정우성 표 코미디 재밌었다. “요즘 애들은 왜 이렇게 역사 공부를 안 하니? 배워야지! 역사를!” ㅎㅎㅎㅎㅎㅎ

3. Maggie’s plan
김혜리의 필름 클럽에서 너무들 좋아하길래 봤는데 내 취향은 아니었다. 가족 해체를 다룬 이야기는 좋아하는데, 시끄럽고 오지랖 넓은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들을 안 좋아해서 그런가 보다. 그렇지만 줄리앤 무어의 연기는 참 좋았다.

4. 50/50
영화를 보기 시작하는데 낯익은 장소들이 나온다. 조셉 고든 레빗이 스탠리파크에서 조깅을 하고 세스 로건이랑 같이 밴쿠버 다운타운 거리를 돌아 다닌다. 오 밴쿠버다 밴쿠버.. 그랬더니 옆에 있던 K씨가 내가 지난 번 이 영화 볼 때도 그 말 했단다. 내가 이 영화를 봤다고?
영화를 보다 보니 어떤 장면들은 너무나 익숙한데 끝까지 결말이 생각이 안 나는 거다.. 나 이래도 되는 걸까. 심지어 어떤 장면은 전에도 이 장면은 별로였지 하는 기억이 남.
암튼 일부 장면 (전 여친을 굳이 그렇게 나쁜 사람으로 만들어야 했을까? 누구에게든, 착한 사람도 나쁜 사람도 병간호는 힘겹다) 을 빼 놓고는 두 번 봐도 재미있었음.

5. 닥터 스트레인지
흥겹게 보긴 했는데, 마지막에 또 한 명 보내 놓고는 속편 만들 꺼리 보여주는 거, 이젠 좀 지겹다… 그래도 속편이 나오면 난 또 보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