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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한국여행 – Day 14.2, 15, 16

Day 14 (cont.)

오송역부터 청주 동생의 일터까지는 직행 버스가 있어 25분 만에 갈 수 있었다. 이번에 다니면서 카카오맵 덕을 단단히 봤다. 동생이 싸 온 점심 (근대국이랑 반찬들)을 맛있게 먹고 몇 가지 일들을 처리하고, 뒹구르르 쉬다가 청주 공항으로.

아주 예전에 쌓아놓은 아시아나 마일리지가 곧 소멸한다고 해서, 동생과 함께 제주도에 가기로 했다. 제주도는 신혼 여행 이후 처음.

일정은 숙소를 되는 대로 잡고 그에 따라 살살 다녀보기로. 동생도 나도 관광지 찍는 타입들이 아니고 동네 구경을 좋아해, 어떤 코스든 상관없었다. 첫 숙소는 동생이 에어비앤비에서 찾아낸 고양이네 집. 외도2동에 있었는데, 나중에 제주도 사는 친구한테 얘기하니 그 쪽 가는 관광객은 처음 봤다고 빵 터짐 ㅎ

일단 숙소 주변 적당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기로 한다.


해물밥과 성게비빔밥을 주문했는데, 어쩌면 음식이 하나같이 맛이 없었다.. ㅠㅠㅠㅠ  이후 식당을 조금 신중하게 선택하게 됨. 이 식당의 단 하나의 미덕은 식당에서 바다가 보이는 건데, 그마저도 밤이라 안 보였음.

맛은 없었지만 열심히 먹고, 숙소로 들어감.

이 숙소에는 고양이가 두 마리 있었는데, 한 마리가 호시탐탐 탈출하려고 한다고 주의를 당부 받았다. (집주인은 우리가 가는 시간에 일을 한다고.) 아니나 다를까 집으로 들어서는데 밖으로 나가려는 녀석을 가방으로 막아세워야 했다. (이후 녀석은 삐져서 우리와 놀지 않음.)

두 고양이 중 하나인 캄(Calm)이는, 사람을 무척 잘 따른다.


방 구경 좀 합시다…


동생이 문을 닫고 들어가니 문 밖에서 기다림.


Day 15


아침에 눈 떠 문 열자마자 들어와서 애교를.


다른 한 녀석인 져니(Journey)는 이름값 하느라 창문으로도 탈출 시도를 하지만 제지 당하고…


홧김인지 우리가 마시던 그릇의 물을 벌컥벌컥…;;;;;

몰랐는데 나는 아마 고양이 알러지가 있는 모양인지, 밤새 콧물과 재채기로 힘들었고, 아침엔 목이 찢어질 듯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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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을 가 봅시다.


동네의 흔한 돌담길


바다를 바라보며 산책을 하다가 운동도 할 수 있다! ㅎㅎ (이 날 미세먼지가 심해 마스크를 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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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을 하다 아침을 먹어야 할 것 같아서 주변 검색을 해보니.. 아주 아주 소박한 횟집이 눈 앞에. 아침 식사 하시냐고 여쭤봤더니 들어오라신다.

각종 회 종류가 씌여 있는 메뉴판에 고등어회 및 고등어 조림, 구이가 있다. 그렇잖아도 들어가기 전에 수조에서 힘차게 헤엄치는 고등어들을 본지라..


고등어가 뿅뿅 위 아래로 움직이고 있었음

아주머니께 추천 메뉴를 여쭤보니 남편분이 낚아온 고등어라면서 고등어 구이를 권하신다. 신선하고 촉촉하게 구워진 고등어라니.. 그걸로 주문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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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은.. 제주도에서는 고등어를 말려서 굽는다 ㅠㅠㅠㅠㅠㅠ


으헝헝 ㅠㅠㅠ 회 시킬 걸.. (아침 8시긴 했지만..)

가뜩이나 아픈 목에 건조한 고등어를 꾸역꾸역 넘기려니 힘들었지만, 그렇다고 딱히 맛이 없는 건 아니었고 밖으로 바다도 내다보이는데다가 손님은 우리 밖에 없어서 느릿느릿 여유롭게 먹을 수 있었으므로 만족스러웠다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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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동네를 어슬렁 어슬렁 걸어서 고양이네로. 쉴 새 없이 재채기를 하고 코를 풀어대면서 커피를 한 잔 마신 후 체크 아웃.

제주도는 기후가 변화무쌍하다던데, 감사하게도 날씨가 맑고 따뜻해져서 벚꽃이 한창이었다.


다니는 곳마다 이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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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의 숙소는 붉은 오름 휴양림이라, 주변으로 가서 사려니 숲길을 걷기로.


입구는 키 큰 삼나무 숲이었고, 규모가 엄청 커서 일부만 걷다가 나왔다. 한국에서는 이국적인 느낌의 숲이어선지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분위기는 좋았는데 알러지 발동으로 계속 코를 풀어대느라 온 몸의 수분이 다 빠지는 느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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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오름 휴양림의 숙소는 새로 지은 건지 시설이 참 좋았다. 숙소에 짐을 풀고 주변 산책을 좀 하다가 즐겁게 밥을 먹으러 간다. 제주의 가운데 지역은 토종닭 식당들이 주류. 우리가 간 집은 직접 키운 닭과 버섯으로 닭칼국수, 버섯칼국수, 빈대떡 이렇게 세 가지 메뉴만 하시는 작은 칼국수집이었다.

제주에서 식당들을 다니면서 재미있었던 점은 대부분의 식당들이 일주일에 하루 이틀씩은 쉰다고 문에 공지를 붙여둔 것. 섬의 여유인가. 그리고 네다섯시면 문을 닫는 집들이 많았다는 것도. 우리가 간 이 집도 다섯시에 닫는다고 하고는 네시쯤 누가 전화하자 마감한다고 오지 말라고 하심 ㅎ


일단 빈대떡과 닭칼국수 주문. 칼국수가 엄청 맛있어 놀라서 버섯칼국수 추가 주문. (근데 닭칼국수가 더 맛있다.)


식당 밖의 밥풀나무. (정말 밥풀처럼 생겼다 ㅎㅎ) 그리고 옆에 닭장이 있다. 엄청 팔팔한 아이들이 뛰어다님. 감사히 잘 먹었어요…;;

저녁을 먹고 숙소로 가서 또 자리를 깔고 눕는다. 운전하느라 피곤했던 동생은 먼저 잠들고 TV엔 제주도 배경의 효리네 민박에서 박보검이 별을 본다. 아.. 나가서 별을 봐야 하나 잠시 고민하다가 쿨쿨.


Day 16

아침에 일어나 오름에 오르기로.

제주도의 작은 오름들 참 귀엽다. 키작은 한국 소나무들도 귀엽고.


한국 산에서는 곰이 아닌 멧돼지를 조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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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붉은 오름 (제주도의 중심부에 있다)에서 북쪽 해안으로 올라간 후 동쪽 해안을 끼고 남쪽으로 내려가 보기로 했다.


제주 북쪽 해안의 함덕 해수욕장. 물 색깔이 너무 예쁘다!!!


함덕에서 놀다가 동쪽으로 가는데, 가는 길에 회국수를 한다는 집이 있어 들러봄. (우리는 맛집을 찾아다니진 않고 카카오맵에서 보이는 주변 식당 중 적당한 곳에서 밥을 먹었다.) 나는 회국수, 동생은 회덮밥. 엄청나게 두툼한 회가 새콤달콤한 소스와 함께 나온다. 아주 맛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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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아무집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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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 일출봉은 멀리서만 봅니다. 물 색 환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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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해안을 끼고 내려가다 김영갑 갤러리에 들른다.


전시도 좋았지만 갤러리 외부 조경도 무척 귀여워서 한참을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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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숙소는 마일리지로 예약한 리조트.

리조트 주변으로 올레길이 있어서 저녁 어스름이 깔릴 때까지 밖에서 놀다가 맥주 한 잔 하고 취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