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휴가장소는 오카나간 호수로 가기로. 사실 이 결정은 떠나기 이틀 전에 내린 것인데, 원래 생각했던 선샤인코스트 (날씨가 좋기로 유명해 이름조차 선샤인코스트인;;;) 날씨가 사흘 연속 비였기 때문에 전체 BC주 일기예보를 훑어보다가 비가 안오는 곳으로 급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출발 하루 전 일기예보가 바뀌어 오카나간 호수 주변도 이틀 비가 온다고;;; 흐흑. 암튼 그 시점엔 이미 숙소 예약을 했기 때문에 어찌됐건 떠나기로 한다.
오카나간 호수는 밴쿠버에서 북동쪽으로 약 40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지역에 자리잡고 있는데 호수이지만 그 규모가 상당히 큰 편으로, 호수를 둘러싸고 여러개의 도시들이 발달하였다. 일조량이 높고 호수주변의 토양이 과일 농사에 적합해 사과, 복숭아, 체리 등의 과일과 포도주로 유명하다. 특히 호수를 둘러싸고 점점이 소규모 포도주 양조장들이 자리잡고 있어 일년에 몇번씩 개최하는 포도주 축제 때는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곤 한다고 한다. (참고로 봄 포도주 축제는 지난주였음.)
오카나간으로 가는 길은 험한 산길이라 겨울에는 우리 차로 갈 엄두가 안 나는 곳이다. 또 기후도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겨울 동안에는 고속도로가 곧잘 폐쇄되곤 한다. 길 옆으로는 아직도 눈이 쌓여있다.
우리가 묵은 곳은 호수 주변의 타운의 하나인 서머랜드의 리조트. 마침 비수기 세일중 (3일 이상 예약하면 하루는 무료)이라 저렴한 가격에 꽤 괜찮은 시설의 숙소를 예약할 수 있었다. 이 때까지의 경험상 숙소를 보지 않고 예약한 경우 주로 사진발에 속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갔지만 의외로 리조트 시설도 좋았고 방 안에서의 경치도 아름다웠다.
딸기여사와 함께 묵는 대신 하루 20불씩 추가요금이 붙는데, 대신 방을 우리가 예약한 원룸 스타일에서 침실이 따로 분리되어있는 방으로 업그레이드시켜준다기에 기분이 좋아졌다.
일단 짐을 풀고 나가서 동네를 한바퀴 돌아보고 저녁 찬거리를 사왔다. 이번에는 숙소가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지역에 있기도 하고, 또 여행가서 하는 식사가 항상 비싸면서도 밴쿠버만 못했기 때문에 비용도 줄일겸 아예 부엌이 딸린 숙소를 잡아서 직접 식사를 해결하기로 했다. 날씨는 흐렸다 갰다를 반복하지만 그래도 비는 오지 않는다.
한 10분 거리에 수퍼가 있어 장을 보고, 또 와인의 고장에 왔으니 이 동네 와인도 한 병 사기로 한다. 와인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바가 없으므로 우리 둘 다 좋아하는 달달한 계열로, 브랜드도 아무 생각없이 예쁜 라벨이라는 이유만으로 고른 와인. 우리가 주로 구입하는 가격대는 보통 15불 미만으로, 이 와인은 $12.99 였다. (동네라고 와인이 밴쿠버에 비해 싸지는 않다.)
이 와인 라벨의 모델은 오고포고라는 오카나간 호수에 살고있다는 용 비슷하게 생긴 전설의 괴물이다. 멀리서 찍힌 사진이 있지만 사실로 확인된 바는 없다. 개인적으로 이런 전설을 좋아하기 때문에 혹시나 해서 호수를 유심히 보긴 했지만.
저녁을 준비하면서 와인 한 잔 따라서 발코니에서 딸기여사랑 경치 감상.
첫날 저녁은 오븐에 구울 수 있게 튀김옷을 입혀파는 냉동 생선과 샐러드. 와인은 그럭저럭 잘 어울렸다. 저녁을 먹고는 영화를 한 편 보고 쉬었다.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뒹굴뒹굴하는 것이 이번 여행의 컨셉 ㅎㅎ.
여행 제 2일 (Part 1)
여행 제 2일 (Part 2)
여행 제 3일
여행 제 4일
아, 정말 부럽부럽부럽~ 아무 것도 안하고 뒹굴뒹굴~
경치도 끝내주고… 근데 꽤 먼가봐요, 두분이서 번갈아 운전을 해야 될 정도면…
그래도 놀러 갈 수 있다는 여유가 넘 부러버요~~~~~~~ ^^
거리가 400킬로미터 정도니 한사람이 두시간 정도 운전하고 중간에 한번 쉬면서 간식도 먹고 교대하니 딱 좋더라구요. 저희도 워낙 게을러서 네시간 거리를 어떻게 가 하다가 가보니 가끔씩은 할 만 하네요. ^^
발코니에서 보이는 뷰가 너무 좋아요!! 여유로움을 물씬 느낄수 있다는^^
뒹굴뒹굴 컨셉의 여행 아주 부러워요!^^ 어머 저기 생선튀김 왜이리 맛있게 보이나요ㅋㅋ
전에는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여기저기 다녔는데 요즘은 그냥 푹 쉬는 것도 좋더라구요. 나이 탓인가 ^^;; 저 생선튀김은 수퍼 냉동코너에서 많이 파는 건데.. 애플님도 쉽게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 박스에 선장아저씨 얼굴 그려져있고.. ㅎㅎ
와….. 진짜 부러워요. 발코니에서 바라보는 경치 너무좋네요.
뜬금없는 얘기지만 캐나다지명은 종종 일본어비슷한것들이 있어서 저혼자 왜그럴까 신기해하곤함.ㅋㅋ
경치보면서 교대로 운전해가다보면 400km도 그리 길게는 느껴지지않을듯해요.
왜 개들이랑 숙박하면 돈을 더 받을까요? 그럼 딸기에 대한 서비스로는 뭐를 해주나요? 하긴 돈 더받고라도 받아주니 좋겠어요. 한국은 안되는데는 돈더줘도 안받아주잖아요. ( 나 오늘 왜이리 질문이 많은것이냐.ㅡ..ㅡ)
캐나다 지명들은 이곳 네이티브 인디언 언어에서 파생된 것이 많아요. 오카나간은 “윗쪽으로 운반하다”라는 의미라고 하네요. (The name derives from an Okanagan language word S-Ookanhkchinx meaning “Transport toward the head or top end”. -Wikipedia) 아마 호수가 있으니 교역을 하게 되면서 붙은 이름인 듯 해요.
딸기 서비스는 그냥 자게 해주는 것 정도? ㅋㅋㅋ 여기도 안되는 곳이 훨씬 많아서 딸기 데려갈 수 있는 곳 찾으려면 오래 걸려요. dog friendly 광고하는 데 보니 개 과자랑 침대(담요?) 준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는 아직 안 가봐서 모르겠어요. 나중에 가보면 알려드릴께요. ^^
푸하핫~ 호수를 유심히..ㅋㅋㅋㅋ
흔치않게 이쁜 무지개를 만나셨다눙~
아……… 정말 부럽삼~!!!(오늘 죙~일 일해야하는뎅…날씨도 좋은뎅..흑흑)
제 친구도 캐나다서 찍어온 사진들 보면 호수가 호수가 아닌기
무슨 바다마냥 크더라구요.
언제나 딸기맘네 여유가 부러워요~!
뭐 할 일 미뤄두는 건 참 잘하는 가족이지요 ㅎㅎㅎ 바람님 요즘 바쁘셔서 비빙이 얼굴 보기가 힘들구만요. 너무 피곤하시지 않게 쉬엄쉬엄 하세용~
와인한잔과 딸기여사 ㅋㅋㅋㅋㅋㅋ (뭔가 사색에 빠진 뒷통수시라는 ㅋㅋㅋㅋ)
여행이란게 결국은 뭘 하는것도 좋겠지만 가장 큰 장점은 ‘평소에 즐기지못했던 마음의 휴식과 방만함(?)’이죠. 저는 여행을 가면 딱히 하는거 없이 빈둥대고 오는게 목적이라 ㅋㅋㅋ
아 저도 바쁘게 챙겨보는 여행은 졸업했슴다.. (하긴 졸업이라기보다 어릴 때도 꽤나 게을러서 미술관 박물관 이런 데 안다녔..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