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그저께 밤에 우박이 쏟아진 걸 시작으로 어제도 눈이 많이 오고 오늘까지도 계속 눈이 내리고 있다. 어제는 출근할 때 버스가 없어서 (꽉 차서 그냥 지나간 것이 세 대, 그 이후로 한시간 동안은 아예 안 지나감 ㅠㅠ) 한시간이 넘도록 지각을 하고, 오늘은 또 밤새 눈이 와서 학교 문을 닫았다고 연락이 왔다. 마침 기말고사도 끝나고 방학이 되어 매우 한산한 중이라 그냥 닫기로 결정한 듯. 


밤새 뉴스를 체크하느라 잠을 잘 못잤는데 덕분에 하루 덤으로 잘 쉬겠다. 

마음은 어둡고,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의 얼굴이 눈에 밟힌다. 개인적으로는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민온 꼴이 되어버린 것 같아 자존심이 무척 상한다. 나름 자부심을 갖고 살아오고 있었구만.. 

하지만, 삶은 계속되는 거니까, 또 열심히 먹고 건강하게 지내면서 훗날을 도모해야지… (너무 쉽게 긍정적(!)이려 하는 것 같지만, 그 밖에 별달리 할 수 있는 것도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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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몇달 전부터 계획했던 도서관 크리스마스 회식이 있는 날이었다. 도서관을 일찍 닫고 미리 예약한 식당에 모였다.준비위원회에 참여했던터라 날씨며 이것저것 좀 걱정을 했었는데 음식도 좋았고 다들 즐거워해서 기뻤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문한 칠면조 정식.

이곳의 명절 음식이다. 빵조각과 각종 야채를 배에 채워 통째로 구운 칠면조를 감자와 야채와 곁들여 먹는다. 그룹으로 예약해서 저렴한 가격에 질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보너스로 집에 일찍 왔는데, K씨가 딸기 요새를 잘 구축해놓았다 ㅎㅎ


날이 추워서 방안에 만든 딸기 요새

응.. 누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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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도 최대한 간단하게 아침/점심 식사 해결중.겨울 동안 수프 싸갈 일이 많을 것 같아 보온통을 하나 마련했다. 




작은 숟가락이 들어있다.

플라스틱이라 잘 안 쓰게 될 줄 알았는데 점심때쯤 되면 수프가 매우 뜨겁진 않고 숟가락을 따로 싸가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에 유용하게 쓰고 있는 중.

시판용 수프를 사서 물을 많이 넣어 데운 후 (너무 짜다) 빵과 먹기도 하고…


빵 먹기도 바쁜 날은 수프, 잡곡과자와 아보카도만으로도 훌륭한 점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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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저녁은 꼬박꼬박 잘 챙겨먹은 편.


그 전주에 먹고 남은 버섯전골에 라면과 떡을 넣어 끓인 주말 아침 메뉴.



지인이 주신 사골국물에 떡을 넣어 사골떡국.


지난주에 만든 깍두기와 환상의 콤비였다. 겨울마다 시엄마가 주신 레시피로 깍두기를 만드는데 넘 맛있다. 사과와 양파를 잔뜩 갈아넣는 것이 포인트.


어느날 갑자기 먹고 싶다며 K씨가 만든 탕수육. 맛있었음!


곁들이 멕시칸 샐러드. 며칠간 빵과 크래커와 함께 잘 먹었다. 

탕수육 소스가 남아 다음날 두부를 튀겨 두부탕수를 만들었다.



완전 럭셔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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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는 항생제 치료에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아 염증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약을 중단. 캐모마일 차로 자주 씻어주면서 동종요법을 써볼 생각이다.

찾아보니 동종요법에 쓰는 약이 너무 다양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을 해야할지…

Euphrasia는 눈에 도움을 주긴 하지만 치료가 되지는 않는다고 하고.. phosphorus는 별 영향이 없어보인다. 오늘은 aconitum napellus를 써보았다. 딸기가 아직 쇼크 상태에 있는 것 같아 며칠간 써볼 생각.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눈을 잘 못뜨고 아파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밥때가 되면 (사실 밥때가 되기도 전에;;) 저렇게 밥달라고 조르고 땡깡부려줘서 고맙다. 

6 thoughts on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1. 바람

    일단 전 멘붕이 온 상태에요..ㅜㅜ
    51.6%로 당선됐자나요..
    우연일까요? 숫자보고 소름이..
    우리나라에 이렇게 실망한 적도 없네요.
    독립투사처럼, 민주투사처럼 살진 않았어도
    최소한 그 이름에 도장을 안 찍는거 정도는 할 수 있지않았나..참말로.
    답 안나옵니다.

    그나저나 딸기 눈이 정말 영상에서 보기에도 좀 튀어나온듯한 느낌이 드네요.
    눈아프면 참 예민해지고 온 몸이 다 무겁고 아픈 기분이던데
    부디 잘 맞는 동종약 찾아서 아프지않게 지낼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잘 안보이다보니 격하게 긁거나하다 눈에 더 무리가 간건지..
    밥 잘먹는것도 정말 고마운 일~
    당연한 일상이 알고보면 참 고마운 일입니다..
    밥 잘 먹는 딸구~ 이뿐 딸구~

    Reply
    1. 딸기맘

      멘붕 뿐이겠습니까.. 허허허.
      근데 숫자보니 정말 깜짝… 이게 무슨 역사의 장난인가요..
      어디 글을 보니 개인의 이력은 상관없이 단지 1번이란 이유와 지역감정이 합쳐진 결과일 뿐이란 얘기도 있네요. 차라리 그런 이유라면.. (뭐 달리 나을 건 없지만요.)

      어차피 시력은 잃은 거고, 공격적인 양약치료가 궁극적으로는 더 안 좋을 것 같아서 고통없이 현상유지만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동종약은 정말 개체에 따라 달라서 다른 멍이 결과 보고 그냥 따라하기도 어렵고 참 그르네요.. ㅠㅠ

      Reply
  2. 폴리맘

    흘….
    설마설마 했다가 뒷통수 맞고 나가 떨어진 1인;;;
    폴빠는 어젯밤에 개표방송보다가 맥주불고 쓰러져 자버리구;; 어젯밤에 술푸신분들 좀 있는듯 ㅋㅋ
    화려한 먹거리향연에 부들부들 떨고 있음 ㅋㅋ

    에궁..딸기 눈이 더 하얘보이는..
    백내장에 쓰는 동종약이 Conium maculatum (독미나리?) <개 고양이 자연주의육아백과> 있다던데..
    http://blog.naver.com/annloves/50033576604

    그래도 밥도 잘 먹고 있다니 다행이구…ㅠ.ㅠ
    어서 나아져라. 딸기야, 힘내~

    Reply
    1. 딸기맘

      아침에 일어나면 좋은 소식 있겠지 기대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그때까진 투표중이었어요. 다들 투표율 높다고 흥분흥분..) 새벽 세시에 깨서 개표 30프로도 안 됐는데 확정 글자보고 잠이 확…
      그 다음 날부터 바로 수도민영화에 한진노동자 자살에 부가세 인상에 공공요금인상에 거의 쉬지않고 매맞는 기분.. 허허허.. 이거 뭐…

      링크해 주신 거 어디서 본 거 같아요. 근데 백내장이 아니라 녹내장이라.. 일단 aconite랑 phosphorus는 별 효과가 없었고 euphrasia 썼을 때 딸기가 상태가 좋은 것 같아 한 일주일 줘보려 하고 있어요.
      밥도 잘 먹고 그간 안 하던 엉덩이밀기도 다시 시작하신 걸 보니 나아진 것 같긴 해요. (기뻐해야 하는 건지 슬퍼해야 하는 건지 ㅠㅠ)

      Reply
  3. 트니맘

    에궁.. 눈이 아직 아파서 그러나 이렇게 사진으로 하얗지는 않았는데
    오늘은 유달리 그래보이고 초점이 안맞는거 같아서 마음이 아파요ㅜㅜ
    딸기 목소리도 들리나요? 스피커 고장났는지 어제부터 이상한
    두두둑 소리만 들리는ㅜ
    딸기요새 참 튼튼해보여요.ㅎ 엄마아빠 언니오빠? 이댁의 호칭은
    정체를 알다가도 모르겠는ㅎ 암튼 안계신 시간에 딸기가 저러고 있는구나
    귀엽기도 하고 한편으론 마음 아프기도 하고.

    눈이 엄청 왔군요. 아유 눈 싫어요. 차라리 비가 낫지 어릴땐
    눈이 좋았는데 이제는 눈오면 온갖 걱정이.. 나이든 티가 이런데서 나는듯-_-

    칠면조 정식 맛있겠어요.감자도 아이스크림처럼 참 보드라바비고.ㅎ
    떡국이랑 깍두기에서는 멘붕옴 넘 먹고싶어서.ㅎㅎ
    깍두기 진짜 맛있게 담아진게 사진에서도 마구마구 느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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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오른쪽 눈이 확 하얘졌어요. 아주 뿌옇고.. 시력은 100% 없는 거 같대요. 딸기는 끙끙거리고 있어요 ㅎㅎㅎ

      울집 호칭은 뭐 마음대로 ㅎㅎ 엄마아빠란 호칭이 적응이 잘 안 돼서 ㅎㅎ

      저도 어느 때인가부터 눈을 싫어하게 됐어요. 그 때가 나이들기 시작한 땐가..? ㅎㅎ 깍두기 간단한데 함 해드셔보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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