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 아침에 포스팅을 하고 얼마 후 K씨 퇴근. 쉬는 회사들도 많고 해서 길도 안 막혔다고. 점심 먹긴 늦고 저녁 먹긴 이르고 한 시간이라 부랴부랴 샐러드를 만들었다.
보통 집에 있는 재료 중 우선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을 검색해서 리뷰가 많은 레시피를 선택한다. 페타치즈와 딸기를 활용하기 위해서 선택한 샐러드.
로메인 상추를 써야 하지만 그건 없어서 양배추를 얇게 썰어서 아래 깔았다. 드레싱은 겨자, 애플사이드 비네거 (원래는 라즈베리 비네거), 올리브유, 마늘. 맛있게 먹었음. 반전은.. 다 먹고 나서 페타치즈를 까먹고 안 넣었다는 걸 깨달음. 으헝헝.. 그래서 일단 레시피는 올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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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쉬다가 4월말까지 해야하는 세금보고를 해버리기로. 우리는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애도 없고 해서 딱히 세금을 줄일 수 있는 혜택은 없지만, K씨 일 관련해서 꾸준히 가계부를 정리해둔 보람이 좀 있었다. (블로그도 열심히 기록해두면 나중에 쓸 데는 있긴 함. 예를 들어 K씨랑 서로 다른 기억을 가지고 티격태격할 때 검증용이랄까..) 간만에 숫자를 기록하고 계산하고 하려니 둘 다 머리에서 김이 솔솔… 한참 머리를 맞대고 있다가 바람도 쐴 겸 세금보고 프로그램도 살 겸 나가보기로. 간단히 장을 보고 돌아와 전날 먹고 남은 갈비 양념에 떡과 야채를 넣어 떡볶이를 해먹었다.
맛있었습니다. 가끔 고기는 진리..라는 말이 맞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고기국물 때문이 아니라 단지 시판용 갈비양념이 맛있었던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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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먹고 힘을 내서 세금보고를 거의 다 마무리하고, 뿌듯한 마음과 헤롱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잠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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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침에 K씨는 레몬차를 마신다.
오늘 뭐먹지라는 프로그램에서 배운 레몬청. 황설탕으로 만들어서 갈색. 따뜻한 물에 타서 마셔도 맛있고 탄산수에 타서 마셔도 맛있다. 설탕이니까…?
아침을 K씨랑 따로 먹으니 음악 틀어놓고 웹툰 등을 보면서 오래 오래 먹곤 한다. 작년 가을부터 못먹어서인가 빵류가 계속 땡겨 아침에 이렇게 먹는 걸로 절충. 대신 낮에는 탄수화물이 적은 샐러드류로 점심을 먹으려고 노력중.
이 날의 점심은 사과, 호두, 말린 크랜베리에 페타치즈를 넣은 것. 사과주스를 넣으라는데 없어서 사과식초를 넉넉히 넣었더니 너무 셔.. 메이플시럽을 뿌려서 먹음. 원 레시피는 시금치가 들어가는데 K씨 건강문제로 시금치는 잘 먹지 않으므로 브로콜리로 대체했다. (그러나 내가 거의 다 먹었다는 게 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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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시간이 늦어서 첫번째 쉬는 시간 (2시)에 점심을 후딱 먹고 점심 시간엔 학교 주변을 걷는다.
나갈 때마다 많은 개들을 본다. 너무 예쁘다. 사랑스러운 눈동자와 신나서 뛰는 발걸음. 어김없이 여기저기 킁킁대는 까만 코. 딸기 생각이 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 아이들도 언젠가는 늙겠지 언젠가는 아프겠지 생각이 든다. 생각만 해도 무섭고 슬프다. 나는 앞으로 다시 개를 키우지 못하게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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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멍하니 또 걷다 항상 사이좋게 한 쌍인 오리들을 보면서 또 미소를 짓게 되는, 뭐든 깊이 생각하려 하지 않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