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 꽤 늦게 잠들었지만 아침 일찍 잠에서 깼다. 이른 아침 캠핑장의 공기보다 더 좋은 게 또 있을까.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나니 J선배 부부도 차에서 나오신다. 아침 메뉴는 어젯밤에 이미 정해놓음 – 해삼 맛짬뽕 ㅋㅋㅋ 몇 주전 선샤인 코스트에 낚시 여행 가셔서 라이센스 규정에 꽉 차도록 많이 잡아오셨다고.
근사한 아침 식사 후 후식으로 과일과 바로 내린 케냐산ㅋㅋ 커피까지 한 잔 씩 마시고 호수로 나가 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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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콰치 캠핑장 주변에는 엄청 큰 해리슨 호수 외에도 작은 호수가 세 개 더 있다. 낚시를 할 호수를 정하기 위해 일단 우리 캠핑장 가까운 곳의 Deer Lake에 가 보았다. 잔잔한 물결에 비치는 산과 하늘, 그리고 호숫가를 따라 나무로 만든 산책로가 나 있는 작은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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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엔 Hicks Lake 탐방.
Hicks Lake는 Deer Lake보다 훨씬 크고 보트의 모터도 쓸 수 있어서 J선배가 좋아하실 듯 했지만 Deer Lake에 이미 반해버린 우리는 다시 돌아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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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보트에 바람을 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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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놀이를 마치고 호수가에 앉아 있으려니..
점심으로 캠핑장에서 미리 준비해 간 아보카도와 야채를 듬뿍 넣은 랩 샌드위치를 먹고 선배가 가져오신 한국 달달이 믹스 커피까지 한 잔씩 마시고 나서 선배 부부 출정하심. 아름다운 호수를 바라보며 K씨는 호숫가에서 기타를 치고 나는 낮잠에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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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 반 정도 지났으려나.. M언니와 K씨 교대. 고기는 못 잡으셨다고 한다.. 낚시는 장소와 시간과 등등 여러가지가 잘 맞아야 하는 듯.
M언니도 잠시 눈을 붙이시고 나는 옆에서 책을 읽었다.
나는 보트 타는 것 만으로도 재미있는데 J선배는 좀 실망하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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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오후가 되어 보트를 정리하고 다시 캠핑장으로. 저녁도 선배 부부가 준비해 오셨다.
너무나 맛있어서 유자맛 소주와 함께 눈 깜짝할 사이에 먹어 버렸다.. 그래서 사진은 없음.
이 날도 역시 늦은 밤까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급기야 떠나온 나라 걱정까지..;; 결국 K씨가 받아온 썰전을 배터리가 다 닳을 때까지 함께 보는 것으로 마무리.
낚시로 잡은 해삼과 가자미는 도대체 얼마나 맛있을까 스크린 속 사진에 얼굴을 들이밀며 보다가
소주를 기울이며 나라 걱정.. 이란 말에 왠지 빵 터졌어요. 나이가 들어가니 떠나온 나라 걱정을 시작하면 끝이 없다는요. 아 다들 그렇구나 하고 안심.
뭐랄까 냉장고 맛보다는 바다 맛이 더 나는 기분이었어요 ㅎㅎ
다 버리고 떠나온 마당에, 게다가 돌아갈 생각도 없는 마당에 나라 걱정이라니 싶지만.. 에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