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워

요즘 정신 건강을 위해 전에 자주 가던 사이트들 접속을 거의 하지 않는데, 그런 와중에도 눈에 걸리는 글들이 있다. 그 중에 가장 보기 싫은 글들은, 지난 대선 선거기간부터 지금까지 아주 자주 보이는 “나는 사실 XXX을 지지하(했)지만, 표는 현실적으로 XXX에게 줄 것이다(주었다).”

묻지도 않았는데 굳이 이렇게 얘기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누구에게 무슨 인정을 받고 싶어서 그러는 거지?

그 말은 이런 말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들린다.
“나는 사교육이 아이들을 불행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내 아이는 사교육을 시키고 있다.”
“나는 자본주의가 인류의 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주식 거래는 하고 있다.”
“나는 모든 이들의 주거권이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내 집 값은 계속 올랐으면 좋겠다.”
“나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되는 사고라고 생각하지만, 내 집 주변에 세월호 기념 공원이 생기는 건 반대다. 집 값 떨어지니까.”

그냥 하나만 했으면 좋겠다. 욕망이 있으면 그냥 욕망에 충실하라고. 욕망에는 충실하면서 의식 있다는 소리까지 듣고 싶은 건가.

3 thoughts on “시끄러워

  1. Anonymous

    명문장이네요. ‘욕망에는 충실하면서 의식 있다는 소리까지 듣고 싶은 건가’.
    산하의 오역이라는 글을 쓰던 분이 최근 페북에서 목소리를 좀 내셨더니 거기 사람들이 가서 폐악질을 부렸나 보더라구요. 저는 그냥 following을 하던 사람인데 이제 전체 공개로 글 안 올리고 페북 친구들도 덜어낸다고 해서 왜 나의 읽을 거리까지 망가트리나 궁시렁거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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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a Post author

      우왕 호수댁님 ^^

      저도 그 분 친구 공개로 돌린다는 글 봤어요. 며칠전에 제 타임라인에 그 분 글이 뜨더라구요. 아는 선배가 댓글을 달아서 ㅎㅎ (꼬리에 꼬리를 무는 페북 시스템 ㅎ) 원글이 좋아서 저도 follow 했는데 다음 날 친구공개로 바뀌더라고요.
      이 분이 산하였구나.. ㅋㅋ 예전에 이글루였나.. 블로그에서 이름 종종 봤던 것 같아요.

      맞아요. 이 패거리들이 참 민폐가 많아요. 저도 정신 건강을 위해 안 가는 사이트가 너무 많네요. 제 선배도 페북 앱 없앴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항상 우선 순위에서 밀리던 제 블로그에 자주 오게 되긴 합니다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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