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여름.

늦게 시작되었지만, 다시 여름이다. 6월이 시작될 때까지도 비가 많이 내리고 추웠다. 그래서 산 속에 먹을 것이 없어서 곰들이 사람 사는 동네로 많이들 내려온다고 한다. 일단 내려오기 시작하면 결국은 사살된다고 하니, 슬픈 일이다.

지각한 주제에 곧바로 너무 건조해진 여름 날씨 때문에 BC주에 산불이 심각하다. 자연 앞에서 사람들이란 참 무력한 존재.


지난 몇 달간 K씨와 나는 여러가지로 마음이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주변의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사람들과 어울리고 속마음을 나누고 하는 시간이란 중요하구나, 깨달은 소중한 기회였다. 따뜻하게 시간과 마음을 나누어준 이들에게 감사한다.

그 시간들에 대해서는 언젠가 다시 글로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올해 여름에도 동생과 조카가 방문한다. 이번에 조카는 기숙캠프 경험을 할 예정이고, 동생과는 가까운 곳들 중심으로 많이 걷자 생각하고 있다. 자주 오다 보니 매 해 소소한 사건사고가 생기는데, 올해도 다르지 않다. eTA 발급에 말썽이 생겨서 (캐나다 정부는 이 제도를 작년 초에 시작한다고 했다가 작년 말로 연기했는데, 당시 신청을 한 후 연기 사실을 알았다. 그 때의 정보가 시스템에서 꼬였을 거라 추측) 출발 사흘 전까지 올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 발생. 그래도 동생과 함께 여러모로 노력한 끝에 출발 사흘 전에 허가가 났다.. ㅎㅎㅎㅎㅎ 이게 뭐여.
지연의 이유는 물론 안 알랴줌.

덕분에 단기간 동안 스트레스를 빡 받아서인지, 새로 산 선크림의 성능이 너무 좋아서인지 갑자기 이마에 건선이… ㅠㅠ 햇볕을 받으면 잡티와 주름이 생기고 안 받으면 건선이 생기고 어째야 하는지 모르겠네.


5월 이후 캠핑을 한 번도 못 갔다! 황금같은 밴쿠버의 6월과 7월에 ㅠㅠㅠㅠ

K씨 주말 근무가 늘어나기도 했고, 또 모처럼 이틀 연속 쉬는 날엔 이런 저런 일정들이 생기고. 나름 의미있는 시간들이었으니까 너무 슬퍼하진 말기로 하고.

그래도 올해 캐나다데이는 꽤 캐나다데이답게 보낸 것이, 아침 일찍부터 호숫가 공원에서 지인들과 바비큐도 하고 느긋한 하루를 보내다 저녁엔 지인댁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불꽃놀이를 구경했다. 사람들 많은데 잘 안 가다보니 이민 온 지 십여년 째인데 매년 하는 불꽃놀이를 이제 처음 보네 ㅎㅎ 완벽한 관람 장소를 제공해주신 K선배 부부께 감사를.

절반 정도 지나간 여름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달려보자.

8 thoughts on “본격적으로, 여름.

  1. 여름이 좋은데

    아주 오랫만에 올리셨어요.
    반가와서 한걸음에.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어떤 일이든 잘 해결 되셨으면 좋겠구요. 동생분과도 좋은 시간 보내시길.
    여름이 이제 다 지나가는거 같아 아깝습니다.
    해가 조금씩 늦게 떠요. 🙁

    Reply
    1. Ana Post author

      예 그동안 좀 정신이 없어서 블로그를 돌보지 못했었네요 ㅎㅎ

      여름 지나가는 게 정말 아쉽죠? 이쪽은 게다가 산불 때문에 하늘도 뿌옇고 공기가 매캐한 날들이 몇 주나 계속되기도 했답니다. 다시 하늘이 맑아지고 나니 정말 날이 짧아지네요 하하.. 그래도 우리 남은 여름 동안 열심히 놀아봐요!

      Reply
  2. J

    오 그새 허가가 났네요. 역쉬 참 한 치 앞을 모르는 인생.
    그럼 벌써 동생분 오신 건가? 재미나 추억 많이 만드세요 🙂

    Reply
    1. Ana Post author

      출발 사흘 전까지 과연 올 수 있으려나.. 했답니다. 정작 허가가 떨어지고 나니 기진맥진해서 좋은 줄도 몰랐는데, 동생 오고는 아주 즐거운 시간 보냈어요 ㅎㅎ

      Reply
  3. 호수댁

    지금 한참 동생분이랑 조카랑 재미있게 지내고 계시겠네요.
    즐거운 여름 되시길!

    Reply
    1. Ana Post author

      조카는 캠프 갔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고 난리예요 ㅎㅎ 저희도 매우 즐거웠구요. 감사합니다 ^^

      Reply
  4. 호수댁

    전 내일 휴런호 보러 갑니다. 결국 앨버타 쪽으로 안 가고 휴런호 보러 갔다가 버팔로에 계시는 외삼촌 댁에 이틀 정도 자고 오기로 했어요. 다음 주도 박사학생 논문자격시험 들어가야 하고 등등.. 즐거운 여름 되고 계시겠죠? 가을이 안 왔으면 좋겠어요. ^^

    Reply
    1. Ana Post author

      오 지금쯤 버팔로에 계시겠네요. 아님 벌써 돌아오셨으려나? ^^
      미국은 잘 몰라서 휴런호 검색해서 이미지 봤는데 무척 아름답네요. 사진 많이 찍어오셨으려나? ㅎㅎ (정작 저는 사진을 잘 안 찍으면서요 ㅎ)

      Reply

Leave a Reply to 호수댁 Cancel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