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주일에 세 번, 렉 센터에서 하는 필라테스와 요가 수업에 간다. 강사 중 한 분은 늦게 가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인기인데, 이 수업을 들을 때마다 필라테스가 감옥에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됨. 요가 매트 정도의 공간에서 정말 다양한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요가는 동영상을 보면서 몇 년 전부터 혼자 해왔는데, 거울이 있는 방에서 수업을 듣고 나서야 그동안 엉터리로 해왔다는 걸 깨달았다. 예를 들어 거울을 보지 않고 하던 내 전사 자세는 거울을 보고 하는 전사 자세와는 완전히 달랐는데, 제대로 하면 무척 힘든 자세였던 것이다.. (조금 다른 얘기인데, 전직 대통령의 방 중 하나가 거울로 둘러싸여 있었다는 비웃음조의 기사가 난 적이 있었다. 물론 해외 호텔에 며칠 묵는 동안 새로 거울을 설치한 것은 정상인의 행태로 보이지는 않는다만, 운동하는 방에 거울이 있던 것까지 싸잡아 웃음거리로 만든 것은 정당하지 않았다고 생각함. 아마도 여성이기 때문에 그런 식의 기사가 난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한 쪽 다리로만 몸을 지탱하는 자세가 있다. 내가 정말 못 하는 자세인데, 예전에는 그게 다리 힘이 없어서인줄 알았다. 그런데 얼마 전 이 자세가 다리가 아닌 복부 근육을 사용하는 자세라는 것을 깨달음. 배에 힘을 주면 좀 더 오래 버틸 수 있다.
암튼 필라테스와 요가 모두 복부 근육을 발달시킨다는 걸 이제서야 조금씩 깨닫고 있고, 예전처럼 좌골신경통이 심하지 않은 것도 그 덕분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입방정일까봐 ㅎ) 생각하고 있다. 고마운 일. 나이 들어서도 놀러다니려면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하겠지..


요즘 한국 장관급 인사에 관한 뉴스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이 사회가 돈이 있는 사람들은 합법적으로 사는 게 아주 어려운, 참으로 이상한 시스템이란 것.

약간은 기대가 되는 인사가 있긴 하다. 그러나 가진 것이 없어서 합법적으로 살게 된 사람들이 가진 것이 많아서 비합법적으로 사는 사람들을 옹호하는 모습은 아무래도 희한하다.


지난 주 만났던 친구 부부는 헤어지기로 한 후에도 이혼 절차를 마무리짓지 않고 쿨한 룸메이트 관계로 같이 지내왔는데, 결국 결별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고 다 함께 우울했던 시간. 부부 관계란 것은 시작도 과정도 마지막도 다 어렵다.


한국분들과의 교류가 거의 없는 생활이지만 가끔 새로 만나는 분들이 좀 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많이 배운다. 어제 만난 분은 일에 대한 열정과 야망이 강한 분이었다. 앞으로 20년간은 일을 해야 하는 처지지만 이미 은퇴한 마음으로 살고 있는 나로서는.. 간만에 신선한 느낌 ㅎ

4 thoughts on “요즘

  1. J

    여전히 열심히 사시네요^^ 필라테스가 감옥에서 만들어졌다는 것, 처음 알았네요. 와 그렇구나. 필라테스에는 문외한이라 어떤 것일지 궁금합니다. 요가와 맥락은 같나요? 요가는 숨쉬기와 자세가 발라지면 더욱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동작이 엉터리일 때는 전혀 힘들지 않던 것들이 몰랐던 근육을 쓰고 들숨과 날숨을 동작에 접목시키면서 점점 더 힘들어지는 이상한 체험.
    앞으로 20년은 더 일해야 하지만 은퇴한 마음으로 살고 있는… ㅎㅎ 어쩐지 확 와닿는 말. 암요.. ㅎㅎ 저도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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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a Post author

      필라테스는 요가에 비해 core 힘을 기르는 동작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요가도 물론 core를 쓰는 동작이 있지만 필라테스는 거의 전 동작이 그래요.
      사실 몇 년간 여러 필라테스 선생님들을 만났는데, 다 스타일이 달라서 저도 필라테스란 도대체 무엇인가 잘 모르겠어요 ㅎㅎㅎ 한가지 공통이었던 점은 요가매트 정도의 공간이면 별별 운동을 다 할 수 있다 뭐 이런 정도 ㅎㅎ

      우리 앞으로 살아갈 20년+@(?), 은퇴자의 자세로 쉬엄쉬엄 잘 살아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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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호수댁

    장관 인사 쓰셔서 생각한게 그렇게도 참신한 인물이 없단 말인가에요.
    저 아는 사람은 386들이 정권을 잡고, 자기 보다 어린 사람들은 안 쓰려고 하고 그러니 안경환 같은 노땅들을 (사실 70이면요. 장관 보다는 좀 다른 일을 해야 하는게 아닌가요, 그 사람은) 모셔 오는 거라고. 하여간 참으로 그나물에 그밥이다 싶어요. 그래도 쉴드 쳐 주는 인간들은 미친건가 싶고. 특히 탁현민은 진짜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뿐인가요. 어휴..
    오늘은 본인은 친노동에 친기업이라고 해서 뙇! 그게 가능한건가? 동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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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a Post author

      아 그 분이 70세나 되셨어요? ㅎㅎㅎ 참 나.
      조금만 찾아봐도 현명한 젊은 친구들 많을텐데요. 불법을 저지를 돈이 없는 ㅎㅎㅎ 그런 일 잘할 사람들 쌔고 쌨을텐데 사람이 없다니, 참 이상도 하지요.

      요즘 뉴스를 꼼꼼히 챙겨보지 못 해서 친노동 친기업이 무슨 이야기인가 찾아봤어요. 그러게요.. 그 둘과 동시에 친해지기는 어려울텐데..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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