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연휴때 캠핑 다녀온 사진들.
시즌이 끝나서 선택의 자유가 많지 않다보니 지난 달에 갔던 곳에 또 갔다. 수세식 화장실, 샤워장에 전기까지 있는 곳이라 그런지 11월임에도 캠핑장이 다 찬 걸 보고 좀 놀람. 게다가 텐트 캠핑도 많았다.
무슨 우연인지.. 모임에서 알게 된 분들이 우리 바로 옆 사이트를 예약해 두신 걸 알게 되어 저녁에 같이 놀기로 했다.
며칠 전 오셨기에 이미 세팅을 다 해놓으셔서 우린 의자만 달랑 들고..
이 분들은 바닷가에서만 캠핑을 하시는데, 그 이유가 카약을 이용 식량을 현지 조달하신다고 ㅎㅎ
그래서 캠핑장에서 삶은 게를 먹는 호사를 다 누렸음. 게도 자주 먹지 않는 아이템이라 몇년 만에 먹은 듯.
이야기를 나누다 같은 학교 선배라는 걸 알게 되어 또 추억은 방울방울… 옛이야기를 나누면서 예전에 부르던 노래도 함께 부르고. (캠핑 때마다 기타를 챙겨가는 K씨 무지하게 신났음.)
K씨나 나나 학연 지연과 관계없는 인생을 살고 있지만 같은 장소의 기억을 공유한다는 것으로도 밤늦도록 즐거운 이야기가 계속되었다.
다음 날 아침은 바람이 많이 불었다. 타프가 펄럭펄럭.. K씨는 늦잠을 자서 혼자 조용한 바닷가를 산책했다.
아침은 커피와 베이글, 점심으로 선배가 어제 저녁에 남은 게 한 마리를 넣어 끓여주신 라면. 라면이 호강했다.
아침 나절에 물개 한 마리가 계속 고개를 내밀어서 우리들을 재밌게 해 줌.
선배 가족은 먼저 떠나고 우리 둘 만의 시간. 따뜻한 물로 씻고 고기와 야채를 구워 와인도 한 잔 하고. 초저녁부터 기분 좋게 잠자리에 들었는데, 밤새 태풍으로 트레일러 밖에 바람 소리, 뭐가 날아다니다 부딪히는 소리 등등 별 소리가 다 났다. 텐트 캠핑하는 사람들 걱정도 좀 되고. (그러나 다음 날 아침에 보니 다들 잘 있었다 ㅎ)
아침에 바다를 바라보면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의 맛은 정말 각별하다. 오전 중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서 부지런히 정리를 마친 후 바닷가를 산책하는데, 스탭들이 다니면서 스톰 예보가 있어 캠핑장을 닫는다고 한다. 이렇게 (아마도) 올해의 마지막 캠핑을 기억하게 되겠다.
벤쿠버 쪽은 진짜 자연이 곁에 있는 느낌이에요. 부럽습니다.
계절에 상관없이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건 밴쿠버의 정말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살고 있으면서도 새삼 감사할 때가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