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3주기. 사진을 보며 엄마를 생각한다.
엄마와는 너무 많은 것들이 달랐다. 해서 속깊은 얘기들을 나눈 기억은 적지만, 전화기 너머로 내 이름을 부르던 목소리가 그립고, 오래전 칼질을 하다 다친 흉터가 남아있는 왼손의 검지 손톱을 만지던 일이 그립다. 엄마가 아직 중년인 나이였을 때 쓰러진 후유증으로 약간 절던 걸음걸이와, 아침 저녁으로 열심히 얼굴에 크림을 바르던 모습 – 그래선지 엄마는 피부가 참 좋았다, 그리고 별것도 아닌 얘기에 빵 터져서 한참 동안이나 웃음을 참지 못하던 모습, 그 모든 것이 다 그립다.
어머님 삼주기셨군요. 해가 가도 참 그 기억들이란 녹슬지 않는듯 해요. 뭐라고 더 생각이 많았는데 막상 쓰려니 이렇게 밖에 안 나오네요.
인간이란 유한한 존재, 그 뇌 속의 작은 기억창고, 그 안에 또 영원인 듯 머물러 있는 기억들. 그 덕분에 떠나간 사람들을 추억할 수 있고.. 참 산다는 건.. 보잘 것 없으면서도 대단한 일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