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었다

아직 2020년이었던 화요일

밴쿠버의 겨울을 말하는 건 새삼스럽지만 비가 주구장창 내리는 요즘은 비만 잦아들면 밖으로 뛰쳐 나간다.

햇볕은 없지만 비가 오지 않음에 감지덕지하며 꿀 같은 산책을…

산책을 하고는 마트에서 당일 먹어야 하는 할인 제품을 사와서

K씨가 먹고 싶다던 돈까스를 만들어 줌. 양배추 샐러드를 듬뿍 곁들여서 먹었다. 이렇게 아침에 산책하고 당일 할인 상품을 사와서 요리하는 백수 생활 나쁘지 않은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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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책상 정리를 한 40퍼센트 정도 하고 (왜 정리는 끝이 나지 않는 것인가!!!) 잠시 조용한 시간을. 요즘 블로그기록을 다시 시작하면서 뭔가를 쓰는 게 더 어려워졌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내 생각을 찬찬히 정리하고 그걸 표현해보는 습관을 다시 들여야 할 듯.

비가 많이 와서 콘도 짐에 가서 조금 뛰고 오후엔 비가 잠시 멎은 틈에 산책.

저녁엔 지난 번에 성공적이었던 연어덮밥. 똑같이 따라했는데 미스테리하게도 이번엔 맛이 덜했다. 손이 느린 나는 조금이라도 서두르면 망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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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늦잠을 자고 일어나 어제 남은 연어덮밥을 먹고 나서 비가 멎은 김에 나가 두 시간 가까이 걷고 들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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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스시집에서 투고해 온 사시미. 요즘 열심히 밥을 하고 있기 때문에 오랜만에 사 먹으니 좋았음.

저녁엔 연말마다 모이는 (이름만) 북클럽 멤버들과 온라인으로 만나서 얘기. 간만에 얼굴 보니 좋았다. 그래도 내년엔 직접 만나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로.
요즘 건선이 심해져서 술을 안 마시는데 그래도 2021년은 좀 나아지길 바라는 의미에서 작은 샴페인 병 K씨와 나눠서 조금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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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1일.

K씨가 끓여준 떡만두국을 먹으며 환상의 마로나를 봤다. 아름다운 미술이며 연출이 정말 좋았지만 이런 영화를 보면 인간이 싫어진다는 게 단점.

저녁도 K씨가 만들어준 짜장밥.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요리를 할 기분이 나지 않았다. 인스턴트 짜장면에 이것저것 넣어 만들어줌. 맛있게 먹었음. (컨디션이 안 좋아도 밥은 잘 먹네..)

저녁 먹고 영화 한 편. 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배경 지식을 좀 알고 봤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영화를 보고나서야 찾아봄. 아쉽지만 다시 보긴 별로…

계속 가라앉아 있었는데 밤에 K씨랑 간만에 이런 저런 얘기 나누다 자고 일어나니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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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아침에 K씨가 뚝딱뚝딱 길거리 토스트를 분해한 버전을 만들어 주었다.

비가 하루 종일 엄청 와서 나갈 수가 없었다. 잠시 야채 몇가지 사러 다녀온 게 전부.

그 야채로는 로스트 비프를 만들었다. 두 가지 레시피(이거이거)를 적당히 조합해서 만듦.

오븐에 넣어두고 링핏 운동 가볍게 하고.

오 꽤 괜찮았다. 대단한 요리 같지만 한식보다 훨씬 만들기 부담없는 오븐 요리들.

목욕하고 The Great Gatsby 봄. 화면이 예쁜 영화. 전에도 봤던 것 같은데 너무너무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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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업무 재개 전 마지막 휴일.

일단 오늘의 운동을 하고… 설렁설렁이긴 하지만 아직까진 꾸준히 하고 있다.

아점은 로스트비프 샌드위치. 호스래디쉬와 아르굴라를 듬뿍 얹으니 맛있었다. 며칠간 점심 도시락으로 유용하겠다.

아침에 하염없이 내리던 비가 그쳐서 룰루랄라 산책을 다녀왔다. 오는 길에 꽁치를 두 마리 사왔으니 오늘 저녁은 꽁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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