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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가을인가

며칠전 K씨 볼일보는데 따라가 벤치에 누워 책 읽으면서 시간 때우다가.

하늘이 구름 한 점 없이 푸르다..


딸기 여사는 내 배 위에서 동네 구경하는 중;;


그러다 가방 안으로 기어들어가 잔단다.



요즘 9월 하순답지 않은 여름 날씨가 계속돼 못 놀고 지나간 여름을 만회하는 중. 딸기여사도 이 날 산책하면서 무지 신났다.

볼일을 마친 후 다운타운으로 가 맛있는 저녁을 먹고 오랜만에 바닷가로 나갔다. 여기 가본 적은 많지만 이렇게 석양 즈음에 맞춰간 건 처음인 듯. 붉게 물든 하늘이 무척 아름다웠다.
 

벤치에서 오빠한테 얼른 오라고 하는 딸기여사. 앞쪽에 기타치며 노래하는 청년도 보이고 정박된 배들에 켜진 불빛들도 예쁘고. 많이들 나와서 석양을 즐기고 있었다. 평화로운 저녁 한 때가 될 뻔 했으나 이른 시간부터 술이 떡이 되어 신발도 한짝만 신고 돌아다니던 처자 하나가 자기 라이터 못 봤냐며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말을 걸고 다녀 반전. 급기야 물 속으로 들어가기까지;; (곧 나오긴 했다.)

석양을 다 보고 슬슬 집으로…
어두워서 사진이 흔들려 잘 안 보이지만, 지나가다 핫도그의 중국식 표기가 넘 재밌어 찍은 사진. 열구(熱狗)라도 씌여있었다. 뜨거운 개니까 핫도그 맞네.. ㅎㅎ 일본식 핫도그의 인기 때문인지 중국 청년의 핫도그 매대에서 한 블럭 더 가자 멕시코 청년의 핫도그 매대도 있었다. 유행이냐. 이러다 김치 핫도그 매대라도 생길 모양인지.

오늘 마감은 쿠키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끼워넣은 초콜릿 쿠키를 사서 버스에서 먹는 것으로. 사진이 근사해 보여 먹기로 했는데 그럭저럭 맛있었지만 뛰어난 맛은 아니었다. 근데 앞에 앉은 한 10살쯤 되는 여자아이가 우리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바람에 마음이 무척 불편했다. 한 입 나눠줄 수도 없고…;

암튼 그렇게 하루 놀았다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