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는 어렸을 때 나의 무지 및 잘못된 수의학계의 관례로 인해 여러번의 불필요한 수술 및 투약을 경험한 적이 있다. 그 외에는 감기 한번 걸려본 적 없을 정도로 질병에 강한 면역을 지녔다.
그러나 황급히 병원에 뛰어가고 나의 눈물을 자아낸 적이 몇번이나 있었으니 모두 딸기여사의 왕성한;; 식탐 덕분. 기억에 남는 것은 한국에 있을 때 개껌씹다 삼켜 위에 걸려서 거품무는 바람에 병원으로 들고 뛴 일, 여기 와서는 돼지귀 씹다 큰 덩어리를 그대로 넘겨 위에 걸려서 큰일날 뻔 한 일 (병원에 가도 소용이 없어 다시 토해낼 때까지 사흘간 고생;;;) 등등. 조그만 주제에 제대로 씹지 않고 꿀떡꿀떡 넘기는 나쁜 버릇이 있어 닭다리같은 것들도 줄 때 무척 조심을 한다.
그리고 어제. 오후에 오렌지를 먹으면서 몇 조각 나눠주었는데 조금 후에 갑자기 애가 쭉 뻗으면서 깽깽 비명을 지른다. 놀래서 뛰어가 들어올렸더니 계속 깽깽거리면서 오줌을 지리는 것이 아닌가… 몸은 계속 쭉 뻗은 채.
약간 진정한 듯 해 바닥에 살그머니 내려놓으니 조금 전 먹었던 오렌지들을 다 토해낸다. (정말 다행이다.) 역시 씹지도 않고 넘겼다;;; 그리고는 힘없이 누워있다가 비실비실 화장실 쪽으로 걸어가면서 응가도;;;;
벽난로 앞에 매트를 깔아주고 쉬게 해주었더니 저녁달란 소리도 없이 몇시간이나 누워 있다가 밤이 되어서야 눈이 또랑또랑해졌다. 심지어 밥달라고 행패까지;;;; 부려 K군과 내 얼굴에 웃음이 돌아왔다. 북어채를 끓여 국물을 내서 식혀서 좀 주었다. 찾아보니 슬리퍼리 엘름바크가 구토, 설사, 민감한 장에 좋단다. 나중에 좀 구비를 해 놓아야겠다. (관련 내용은 나중에 좀 시간이 날 때 포스팅하겠음)
암튼, 앞으로 오렌지는 국물도 없다 이녀석. (…국물만 좀 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