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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오카나간 여행 (1일차)

올해 휴가장소는 오카나간 호수로 가기로. 사실 이 결정은 떠나기 이틀 전에 내린 것인데, 원래 생각했던 선샤인코스트 (날씨가 좋기로 유명해 이름조차 선샤인코스트인;;;) 날씨가 사흘 연속 비였기 때문에 전체 BC주 일기예보를 훑어보다가 비가 안오는 곳으로 급 결정한 것이다. 그러나 출발 하루 전 일기예보가 바뀌어 오카나간 호수 주변도 이틀 비가 온다고;;; 흐흑. 암튼 그 시점엔 이미 숙소 예약을 했기 때문에 어찌됐건 떠나기로 한다.

지도 출처: 구글 맵

오카나간 호수는 밴쿠버에서 북동쪽으로 약 40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지역에 자리잡고 있는데 호수이지만 그 규모가 상당히 큰 편으로, 호수를 둘러싸고 여러개의 도시들이 발달하였다. 일조량이 높고 호수주변의 토양이 과일 농사에 적합해 사과, 복숭아, 체리 등의 과일과 포도주로 유명하다. 특히 호수를 둘러싸고 점점이 소규모 포도주 양조장들이 자리잡고 있어 일년에 몇번씩 개최하는 포도주 축제 때는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곤 한다고 한다. (참고로 봄 포도주 축제는 지난주였음.) 

오카나간으로 가는 길은 험한 산길이라 겨울에는 우리 차로 갈 엄두가 안 나는 곳이다. 또 기후도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겨울 동안에는 고속도로가 곧잘 폐쇄되곤 한다. 길 옆으로는 아직도 눈이 쌓여있다.

우리가 교대로 열심히 운전하는 동안 쿨쿨 자고있는 딸기여사


가는 동안 비가 쏟아졌다 맑다를 반복하더니 예쁜 무지개가 떴다.

우리가 묵은 곳은 호수 주변의 타운의 하나인 서머랜드의 리조트. 마침 비수기 세일중 (3일 이상 예약하면 하루는 무료)이라 저렴한 가격에 꽤 괜찮은 시설의 숙소를 예약할 수 있었다. 이 때까지의 경험상 숙소를 보지 않고 예약한 경우 주로 사진발에 속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갔지만 의외로 리조트 시설도 좋았고 방 안에서의 경치도 아름다웠다. 

발코니에서 호수가 내려다보인다.


딸기여사와 함께 묵는 대신 하루 20불씩 추가요금이 붙는데, 대신 방을 우리가 예약한 원룸 스타일에서 침실이 따로 분리되어있는 방으로 업그레이드시켜준다기에 기분이 좋아졌다.

일단 짐을 풀고 나가서 동네를 한바퀴 돌아보고 저녁 찬거리를 사왔다. 이번에는 숙소가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지역에 있기도 하고, 또 여행가서 하는 식사가 항상 비싸면서도 밴쿠버만 못했기 때문에 비용도 줄일겸 아예 부엌이 딸린 숙소를 잡아서 직접 식사를 해결하기로 했다. 날씨는 흐렸다 갰다를 반복하지만 그래도 비는 오지 않는다.

한 10분 거리에 수퍼가 있어 장을 보고, 또 와인의 고장에 왔으니 이 동네 와인도 한 병 사기로 한다. 와인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바가 없으므로 우리 둘 다 좋아하는 달달한 계열로, 브랜드도 아무 생각없이 예쁜 라벨이라는 이유만으로 고른 와인. 우리가 주로 구입하는 가격대는 보통 15불 미만으로, 이 와인은 $12.99 였다. (동네라고 와인이 밴쿠버에 비해 싸지는 않다.)
이 와인 라벨의 모델은 오고포고라는 오카나간 호수에 살고있다는 용 비슷하게 생긴 전설의 괴물이다. 멀리서 찍힌 사진이 있지만 사실로 확인된 바는 없다. 개인적으로 이런 전설을 좋아하기 때문에 혹시나 해서 호수를 유심히 보긴 했지만.
 

저녁을 준비하면서 와인 한 잔 따라서 발코니에서 딸기여사랑 경치 감상.

첫날 저녁은 오븐에 구울 수 있게 튀김옷을 입혀파는 냉동 생선과 샐러드. 와인은 그럭저럭 잘 어울렸다. 저녁을 먹고는 영화를 한 편 보고 쉬었다. 이렇게 아무것도 안 하고 뒹굴뒹굴하는 것이 이번 여행의 컨셉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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