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가까이까지 올라가면서 밴쿠버의 선풍기와 에어컨을 동나게 했던 더위가 근 2주만에 물러가고 지금은 구름이 끼고 선선한 날씨가 며칠째 계속되는 중. 날씨가 이렇게 변할 때마다 인간이 자연 앞에 참으로 무력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주말에 쉬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아 (9월부터는 다시 토요일과 일요일에 일하게 된다) 남은 일요일의 계획들을 열심히 세우고 놀 궁리중이다.
학교는 졸업했지만 밴쿠버에서의 취업은 정말로 쉽지가 않다. 일단 밴쿠버란 도시를 사람들이 선호해서인지 일자리 자체가 거의 가뭄에 콩나듯 나오는 데다, 공기업의 비정규직이 점점 늘어나고 정규직은 없어지는 추세. 또한 경제 침체의 영향에다 다가오는 동계 올림픽 때문에 공공부문의 예산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올림픽이 끝나도 자유당이 계속 집권하고 있는 한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듯.)
다음주엔 함께 졸업한 친구 하나가 취업을 해서 다른 주로 떠난다. 다른 주에는 취업이 좀 쉽다는데, K군은 떠나는 데에 두려움이 별로 없다지만 나의 경우는 현재의 상황이 그리 힘든 것이 아니어서인지 여기서 몇년간 친해진 친구들과 익숙해진 환경을 떠나 다시 또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고싶지는 않다. 결국엔 정규직을 잡아야겠지만 일단은 좀 기다려볼 생각이다. 조금 더 천천히 살고싶어서 이곳에 온 것 아니었던가.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냐면…
지난번 영어공부 결심을 새로이 하면서 시작한 주말 신문읽기는 몇주만에 난항. 첫째주는 너무 꼼꼼히 읽느라 너무 공부하는 듯해 지쳤고… (그래도 나름 열심히 읽었음) 두번째주는 일을 하는 날이라 신문을 사놓기만 하고 결국 못읽었다. 지난 주엔 계속해야 하나 갈등했으나 그래도 몇주는 해보자 싶어 또 신문을 사서 읽었다. 몇몇 재미있는 기사들이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나중에 포스팅하겠음.)
일주일에 사흘이나 나흘 정도 일을 하고, 그리고 게임을 좀 하느라고 (한번 꽂히면 10시간 동안 꼼짝도 않곤 하는데 이젠 몸에 무리가 ㅠㅠ) 즐거운 (그러나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허무한) 며칠도 보내고.
더웠던 동안은 이런 음식을 먹었다.
그리고 어제 먹은 호박잎 쌈밥과 호박잎 된장국. 호박잎이 있어 사오긴 했는데 이제 철이 지나서인지 너무 거칠고 깔깔했다. 그래도 푹푹 쪄서 연근밥 만들어 싸서 먹었더니 간단하게 예쁜 한 끼.
* 오늘의 결심: 게임을 하지 않는다. 청소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