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Archives: July 2012

지난 몇주간

7월 첫째주까지 비오고 춥다가 이제 좀 여름같은 날씨가 되었다.

딸기 병원갔던 일 외엔 조용한 하루하루. 아침이면 출근하고, 퇴근해서는 저녁을 먹은 후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에 가거나 식료품을 사러가고, 쉬는 날엔 청소나 요리를 하고 뒹굴거리며 책을 읽었다.

몇주전 토요일, 간만에 알바하러 갔는데 따라간 딸기. 차의 에어컨 바람을 좋아하지 않아 잘 안 켜지만 딸기여사께서 더워하셔서 틀어드렸더니 편안히 잔다. 가봤자 나 일하는 동안 가방안에서 자는 게 전부지만 동료들이 지나가다 가끔 머리 쓰다듬어주고 하면 좋아한다. 나름 공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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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맘님 바이러스를 쬐끔 극복하고 요즘은 약간 다양한 메뉴를…

토요일 알바 후 간만에 삼겹살을 구워 상추, 고추와 함께 냠냠 

지난번 한국에서 사온 소주, 요리용 맛술로 쓰고 있었는데 삼겹살 구운 김에 조금 마셔보기로.

근데 이제 소주 맛을 잘 모르겠어서 (맛이 없다?) 앞으로 마시게 되는 일은 별로 없을 것 같다. 

동생이 선물로 준 저 예쁜 잔엔 차나 마셔야겠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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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직거래장터에 가서 독일식 빵과 집에서 만들어간 레몬 탄산수로 요기.

우리가 아침먹는 동안 햇볕쬐는 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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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거래 장터에서 직접 키운 소고기를 팔고 있길래 햄버거용 간고기를 좀 사왔다.

(그런데 직접 키운 소를 어떻게 잡지.. ㅠㅠ)

간만에 빵을 노릇노릇 구워서…

햄버거를 만들어먹었다.

여기까진 참 좋았는데, 햄버거를 먹다보니 뭔가 딱딱한게 있어 보니… 그릴 청소하는 쇠브러시의 솔 조각이 몇 개씩이나;;;;;

패닉상태로 인터넷을 뒤져보니 여름이면 쇠브러시 조각을 삼켜 목이나 위장에 박혀 응급실로 오는 경우가 몇건이나 된다고. 이후 사흘간 응급실에 가게 될까 긴장했으나 다행히 별 일 없었다. 바비큐 그릴을 청소하고 나면 반드시 그릴 표면을 점검합시다.

남은 햄버거 패티를 팬에 구워 양파소스에 졸이고 양파를 따로 볶아 밥반찬으로도 한 끼.

직거래 장터에서 “잼레이디”라고 상표를 붙인 집에서 만든 자두잼을 사와봤는데 꽤 맛있었다.

햄버거먹고 남은 빵 다음날 아침에 잼과 함께 한 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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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 만든 오이소박이. 오이를 대강 잘라 절여서 양념장에 버무린 부추와 섞어 통에 담았다. 정석은 아니지만 시원한 맛에 밥반찬으로 잘 먹고 있음. (근데 사진이 왜 이럼;;)

K씨가 회덮밥이 먹고싶다고 연어와 도미횟감을 사와 초고추장과 상추로 간단하게 또 한 끼.

그동안 단조로운 식생활을 하던 (소고기만 줄창 먹임) 딸구여사도 간만에 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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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는 눈도 나빠지고 귀도 나빠졌지만 여전히 나가노는 걸 좋아해요.

잔디밭에서는 제법 뛰어다닌다.

자기만 안 보이는 숨바꼭질도 하고…

뒷발로 앞발을 다 상처내놓고 또 상처를 계속 긁어서 하는 수 없이 반창고를 돌돌.

잘 안 보여도 잘 지내고 있어요!

딸기가 햇빛아래 있다가 집에 들어오면 아예 안 보이나보다.

어제 산책하고 집에 와서 밥을 주는데, 보통 밥 준비하는 동안 냉장고 옆에서 끙끙거리며 빨리 달라고 떼쓰는데, 그러다가 냉장고에 머리를 들이받더니 부엌이 아닌 엉뚱한 곳을 향해 밥달라고 깡총깡총 뛰면서 재촉을 하는 게 아닌가.. 나랑 K씨랑 그러고 있는 딸기를 한참동안 멍하게 쳐다보았다. 밥그릇 앞으로 데려왔는데 밥그릇을 찾는 데도 좀 시간이 걸리고.

이럴 때마다 잠깐의 멘붕이 오지만 그래도 와구와구 잘 먹고 또 밥먹은 후 여기저기 부딪힐 뻔 하면서 신난다댄스를 추는 딸기를 보면 딸기는 안보이는 건 둘째 문제고 먹는 게 즐겁구나 하고 위안이 된다. 얼굴을 여기저기 부딪히는데, 깔때기가 나름 보호대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깔때기 쓰는 게 항상 가여웠는데 이렇게 활용이 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