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토요일. 늦잠을 자고 일어나 K씨와 함께 뜨끈한 떡만두국을 만들어 배불리 먹고 계란, 캐네디언 베이컨, 파를 잔뜩 넣은 볶음밥을 만들어 K씨 보온도시락에 싸주고 남은 것은 내몫으로 또 도시락에 담아두고.
K씨는 출근하고 나는 딸기 산책을 시킨다. 언제인가부터 딸기는 걷기가 싫거나 하면 그 자리에서 뱅글뱅글 도는데, 날이 추워지면서부터 아주 심해졌다. 처음엔 뇌에 문제라도 생겼나 걱정되었지만 날이 따뜻하고 기분 좋을 땐 잘 안 그러는 걸 보면 역시 심리적인 문제인 듯.
스크류바처럼 꼬인 리쉬 줄을 보시오 ㅠㅠㅠㅠ (때론 거의 쓰러질 정도;)
우예우예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나는 두끼를 한꺼번에 준비하느라 폭탄맞은 것처럼 보이는 부엌을 정리하고 진하고 달달한 밀크티를 만들어 책상 앞에 앉았다. 창에 부딪히는 빗방울을 보며 달콤한 차를 마시고 있으려니 참 좋구나.
오늘 할 일 (끙?) 다 하고 어렵사리 산책도 마치고 집에 와 편히 쉬시는 딸기 여사님.
입고 있는 옷은 craft fair에 갔을 때 산 올인원. 직접 손으로 만든 옷인데 딸기한테 맞춤처럼 맞아서 너무 좋다. 딸기는 다리와 허리가 길어서 가게에서 산 옷을 입으면 손도 엉덩이도 추울 것 같은데 이 옷은 마치 딸기를 보고 만든 듯한 느낌. 겨울에 산책할 때 잘 입히고 있다.
집안일은 쌓여있지만 오늘은 뜨개질도 하고 영드도 보고 하면서 쉴 거다. 또 저녁 때 K씨 일마치고 오면 치맥하기로. 대신 내일은 힘내서 집안 정리도 하고 장도 보고 그 다음주 계획도 세우고 해야지.
주말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